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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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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 없었다"...LG에너지솔루션 변동성에 코스피 2620선도 붕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27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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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로비에서 열린 ‘LG에너지솔루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조상욱 모건스탠리 서울지점 대표이사,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권영수 (주)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CFO,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상근부회장. 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과 동시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에 올랐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냈다.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도 미치지 못했고, 개장과 동시에 급락하면서 코스피 지수 약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시초가(59만7000원)보다 9만2000원(-15.41%) 하락한 50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개장 후 30분 만에 5800억원어치 팔아치우면서 24% 이상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새 역사를 쓰면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 기대감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상장 전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경쟁률 2023대 1, 주문액 1경5203조원을 기록했다. 일반투자자 청약 경쟁률은 69.34대 1, 증거금은 114조1066억원이 몰렸다.

여기에 상장 당일 유통가능 물량이 적어 따상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따상은 커녕 ‘따’에도 실패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후 유통 물량은 전체 주식의 14.5% 수준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초가는 공모가(30만원)보다 99% 오른 것에 그쳤다. 시초가는 개장 전 호가를 받아 공모가의 90~200% 범위 안에서 정해진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유가증권시장 시총 2위로 직행했다. 이날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시총은 118조1700원으로, 기존 2위 SK하이닉스(82조6283억원)를 가뿐하게 제쳤다. 이에 따라 LG그룹의 시총도 종전 120조원 수준에서 230조원대로 늘어나, SK그룹(180조원대)을 제치고 2위에 올랐다. 1위는 삼성그룹(670조원대)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외국인 수급 변동성은 지수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쳤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빠져나갔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6380억원을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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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


이는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3월 첫 금리인상을 시사한 영향을 받았다. 추가 인상이나 대차대조표 축소 시기 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여지가 꽤 많다고 발언한 게 시장 불안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94.75포인트(3.50%) 내린 2614.49에 마감했다.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2%(0.55P) 오른 2709.79로 장을 시작했다. 그러나 개장 20여분도 안돼 2700선이 붕괴되더니, 2630선 밑으로 추락했다. 코스피가 장중 2600선을 나타낸 건 2020년 12월3일(2672.85) 이후 처음이다.

상장을 마친 LG에너지솔루션의 대한 증권가 반응은 엇갈린다. 증권사가 제시한 적정주가는 39만원에서 61만원이다. 60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시장 점유율 확보에 집중했다. 세계배터리 시장의 선두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상장 초기 유통 가능 물량이 적은 만큼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2024년 이후 중국의 CATL을 제치고 글로벌 1위 배터리 회사가 될 수 있음을 고려했을 때 프리미엄을 반영할 필요성이 느껴진다"며 "수주잔고는 2022년 예상 LG에너지솔루션 340조원, CATL 260조원으로 역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경쟁사 기업가치 비교한다면 상승폭이 30% 가량에 그칠 것이라는 보수적인 전망도 나왔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장 초기 패시브 자금 매수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높게 나타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중국의 CATL과 삼성SDI의 기업가치를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나눈 값(EV/EBITDA)의 상대가치를 적용한 시총 평균치는 92조원"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추가 물량 확보 경쟁이 심화, 여타 대형주에서도 대규모 매도와 주가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을 100조원으로 가정할 때 삼성전자 시가총액 비중은 1.06%포인트, SK하이닉스 비중은 0.21%포인트 감소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물량확보 경쟁이 더욱 심해지면서 여타 대형주에서 매도세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를 벤치마크로 삼는 투자 주체는 LG에너지솔루션을 편입하기 위해 기존 포트폴리오의 4.7%를 비워야 한다"며 "지수 내 비중이 큰 종목일수록 조정해야 하는 폭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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