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9일(일)
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폴리실리콘 가격 '하방 압력↑'...태양광발전, 다시 볕드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14 11:24

'태양광의 쌀' 폴리실리콘, 올 하반기 가격 급락 가능성

작년 kg당 11달러→32달러 3배↑...10년래 최고 찍어



올해들어 중국 폴리실리콘 생산 25% 상승, 공급 증가

"공급병목 현상 제거...태양광 수요 다시 자극될 것"

2022010401010001352.jpeg

▲태양광 패널(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태양광 설비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가격이 올 하반기부터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폴리실리콘 최대 생산국인 중국에서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증설에 나서고 있어 작년부터 극심했던 공급망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 전환되면서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활기를 되찾아 탄소중립 추진에 청신호가 켜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투자은행 다이와 캐피털 마켓의 데니스 입 애널리스트는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유지하지만 그 이후 급락해 내년엔 사상 최저가를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로 태양광 모듈 가격도 덩달아 떨어져 발전설비 신규 설치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리는 폴리실리콘 가격은 작년부터 크게 뛰기 시작했다. 태양광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츠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1월 1kg당 11달러에서 12월 32달러로 1년 새 3배 정도 뛰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는 10년래 최고가다.

폴리실리콘 생산이 수요를 따라지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각국의 친환경 정책에 이어 태양광 중간 소재인 웨이퍼 업체들의 증설 경쟁이 폴리실리콘 수요를 견인했다. 여기에 중국 전력난으로 폴리실리콘 생산에 필요한 규소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자 폴리실리콘 가격이 더욱 치솟았다.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은 태양광 패널 원가 급등으로 이어지는데 비싼 값으로도 이를 구하기 쉽지가 않아 태양광 발전설비의 신규 설치가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돼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작년 10월 "태양광 패널 가격이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오르기 시작했고 일부 제조업체들은 고객들에게 구매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미 월가에서도 태양광 시장의 성장세가 크게 급감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기도 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업계의 분위기가 뒤바뀌고 있다. 중국이 폴리실리콘 증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글로벌 생산능력이 크게 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추이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이 지난 2개월 동안 25% 이상 상승했고 내년 초에는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은 연간 62만 톤으로 집계됐는데 최근에는 퉁웨이, 다코 뉴 에너지, 보리협흠 등 중국 폴리실리콘 업체들이 16만 톤에 달하는 생산 라인·시설을 새로 가동했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결과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11월 이후 17% 가량 떨어졌다고 짚었다.

여기에 55만톤 규모의 공장이 현재 건설 중에 있으며 올해 말 생산에 들어가고 연간 150만톤어치 생산하는 또 다른 프로젝트도 발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공급망 병목현상으로 모든 제품들에 대한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폴리실리콘 사례를 통해 공급대란이 일시적이란 점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202201140100053210002229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AP/연합)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신규 폴리실리콘 프로젝트들이 중국 신장 지역 밖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부분에 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중국 신장자치구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모든 신장 관련 상품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했다.

신장 지역은 세계 생산량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폴리실리콘을 생산하고 있어 이번 법안으로 글로벌 태양광 공급망이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폴리실리콘 공급부족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뱅크오브차이나인터내셔널(BOCI)의 토니 페이 애널리스트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 확장은 태양광 가치 사슬의 주요 병목 현상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는 태양광 패널의 공급확대와 가격하락으로 이어져 글로벌 에너지믹스의 탈탄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폴리실리콘 공급 확대로 태양광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경우 태양광 발전 신규건설은 물론 세계적 탄소중립 추진에도 청신호가 다시 켜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에너지조사업체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태양광 발전설비가 2030년까지 매년 455 기가와트(GW)씩 새로 설치되어야 한다. 2020년에 새로 건설된 태양광 발전은 144GW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탄소중립 달성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말까지 제조업체들은 연간 500GW 이상의 태양광 발전이 새로 건설될 수 있도록 폴리실리콘을 충분히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폴리실리콘 시장 정보업체 베른로이터리서치의 요하네스 베른로이터 대표는 "높은 가격으로 세계 곳곳에서 태양광 프로젝트가 보류되거나 진행되지 않았던 사례를 목격했다"며 "병목현상이 제거되면서 폴리실리콘 가격이 다시 내려가면 태양광 수요가 다시 자극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