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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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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차이나 쓰나미①] 저가부터 고품질까지···韓 자동차·가전 뒤흔든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21 15:30

TCL·하이센스 등 TV제품 국내 공세···로봇청소기 시장은 ‘이미 점령’

중국산 테슬라·볼보車 인기몰이···글로벌 전기차 1위 BYD 공세까지

넥슨 인수설 등 M&A 시장서도 존재감···삼성·현대 中서 고전 ‘상반’

샤오미가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 여는 국내 첫 공식 오프라인 스토어 전경.

▲샤오미가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 여는 국내 첫 공식 오프라인 스토어 전경.

'made in China' 중국 소비재 제조사들이 한국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헤어드라이기, 보조배터리 같은 소형제품을 넘어 중대형 가전, 자동차 시장까지 뒤흔들고 있다. '중국산=저가 저질' 공식도 옛말이다. 단순 '저가 공세'를 넘어 상품의 질을 높이고 고객서비스(AS) 질을 향상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한국 소비자 감성'을 파고들고 있다. TCL, 하이센스, 샤오미, BYD 등이 국내 영토를 넓히고 있는 반면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한국기업들은 중국 본토 공략에 애를 먹고 있어 비교가 된다. 막대한 자본과 첨단 기술에 현지고객 서비스까지 내세운 중국 소비재 기업의 국내 진출 현황과 한국기업의 대응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직장인 A씨는 최근 유행하는 국내 L사의 TV 제품을 보러 가전제품 매장을 방문했다가 의도와 달리 중국산 TV를 구매했다. 더 큰 화면에 화질도 좋은 제품이 가격은 절반 이하였기 때문이다. A씨는 “레노버 태블릿 PC를 잘 사용하고 있는 중이라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가전제품에 서서히 스며들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코리아는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 IFC몰에 국내 첫 공식 오프라인 스토어를 연다. 직영 판매와 AS 서비스가 결합된 60평 규모 매장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워치, TV, 청소기, 생활 가전 등을 우선 선보인다.


샤오미는 올해 1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유통·AS 체계를 갖춘 뒤 '포코 X7' 등 신제품을 무서운 속도로 출시하고 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들과 경쟁하는 TCL과 하이센스도 삼성·LG전자의 '안방'을 노리고 있다. 온·오프라인 영토를 빠르게 넓혀가며 고객 접점을 늘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제품을 진열하거나 오픈마켓에서 특정 제품을 단독 출시하는 식이다.


TCL은 '아이팔콘(iFFALCON) 98인치 QD-MiniLED TV'를 국내에 론칭하며 지난 19일까지 쿠팡에서만 사전판매를 진행했다. 하이센스는 지난달 300인치 4K 빔 프로젝터 'C2 울트라'를 쿠팡에 단독 출시해 호응을 얻었다.




한국 도로를 달리는 중국산 자동차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미 전기버스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중국산이 점령한 가운데 승용차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포인트다.


테슬라, 볼보, 폴스타 등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일부 또는 모든 제품을 중국에서 만들어 한국으로 들여온다. 테슬라는 중국산 모델Y를 앞세워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 1위'(6570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중국 소비재 브랜드의 한국 공략 현황

중국 소비재 브랜드의 한국 공략 현황

▲자료=각사

BYD가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인 '씰' 제품 이미지.

▲BYD가 하반기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인 '씰' 제품 이미지.

중국 완성차기업의 직접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 업체 BYD는 지난 1월 한국법인을 만들고 승용차를 팔고 있다. 지난달 1000번째 국내 고객에게 '아토 3'를 인도했다.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하고, 오는 7월 20일까지 전국 전시장에서 시승 이벤트를 전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하반기에는 전기차 신제품 '씰'도 내놓는다.


로봇청소기 시장은 이미 중국산이 점령한 상태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 1위는 로보락이 차지했다. 50% 안팎에 육박해 삼성·LG전자를 압도하고 있다. 2020년 국내 진출 당시 291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액은 지난해 2414억원까지 성장했다.


상품성 측면에서도 로보락은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계 최초로 '로봇 팔'이 탑재된 '사로스 Z70'을 지난달 출시했다. 가격대 150만원 이상 프리미엄 제품 분야 국내 시장 점유율은 60~70%에 육박한다.


중국기업들은 국내 기업 인수합병(M&A)에도 본격적으로 포문을 열고 있다.


중국 빅테크 텐센트가 넥슨 인수를 검토한다는 외신 보도로 국내 게임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비록 텐센트가 공식부인했지만 국내 게임업체 크래프톤, 넷마블, 시프트업 등의 2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텐센트의 발표에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중국기업의 한국 공략 수위가 높아지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소비재 기업들은 중국 본토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10%를 넘었던 삼성전자 스마트폰 현지 점유율은 1%대로 떨어진 상태다. 2016년 160만대에 달했던 현대차 중국 판매량도 지난해 15만4000대로 쪼그라들었고, 그 여파로 현대차는 아예 2021년 베이징 1공장, 지난해 충칭공장을 매각해 버렸다.


로보락이 지난달 국내 시장에 출시한 '사로스 Z70' 이미지. 세계 최초로 '로봇 팔'을 탑재한 게 특징이다.

▲로보락이 지난달 국내 시장에 출시한 '사로스 Z70' 이미지. 세계 최초로 '로봇 팔'을 탑재한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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