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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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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 건설산업 新지형도] 건설사 'ESG경영·신사업' 더 고삐 죈다… "친환경·안전 집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03 08:10

국내 건설업계 ESG 경영 정착… ESG 전담 부서 강화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앞두고 안전 전담조직 신설

ESG관련 신기술 및 녹색·환경신기술 확보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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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이 건설한 제주 수망 풍력발전단지. 한화건설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신년 경영 키워드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신사업으로 꼽힌다.

2021년은 건설사들이 ESG경영의 초석을 다지는 한 해였다면, 2022년에는 ESG경영의 정착과 함께 큰 성과를 볼 수 있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탄소중립 강화를 내세우면서 친환경·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더욱더 활성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안전에도 만전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건설사들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매김한 신사업에서도 성과를 보기 위해 몰두할 것으로 보여진다.


◇건설사 ESG 경영 초석 다지기… 전담조직 꾸리고 전략 수립

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ESG경영에 초석을 다지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건설사들이 ESG위원회를 신설하거나 전담조직을 꾸리는 등 평가모델도 구축하고 있다.

먼저 삼성물산은 거버넌스 위원회를 ESG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삼성물산은 탈석탄을 선언하면서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은 ‘2021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며 글로벌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속가능경영 협의체를 발족한 바 있다. ESG 부문별 개선과제를 논의하고 중요 ESG 안건에 대해서는 이사회 산하 투명경영위원회에 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현대건설은 ‘2050 글로벌 그린 원 파이오니어’라는 비전을 설립하고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연계해 선제적 환경에너지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

GS건설은 ‘ESG 위원회’를 신설해 ESG경영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ESG 위원회는 GS건설의 지속가능경영의 핵심 콘트롤타워 역할을 맡으며 국내 대표 ESG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 방향을 설정하게 된다. GS건설은 ESG 위원회를 2022년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내 위원회로 격상해 위상을 더욱 높일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최고경영자(CEO) 직속부서 기업시민사무국 내 ESG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환경, 사회공헌 등 비재무 성과에 대한 통합 전략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기 위해 ‘2050 Carbon Negative’ 전략도 수립했다. 2050년까지 배출량 감축 시나리오와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립하고 온실가스 감축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DL이앤씨는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있다. ESG 경영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ESG 전담팀을 신설했으며, 건설사 최초로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에도 가입했다. DL이앤씨가 서스틴베스트에서 발표한 ‘2021년 하반기 ESG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등급을 받았다.

SK에코플랜트는 ESG 관련 의사결정과 경영전략 강화를 위해 이사회 산하에 ESG위원회를 만들었다.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지배구조헌장을 정관에 명문화해 지배구조 혁신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롯데건설도 ESG 전담부서를 새롭게 만들었다. 기업의 재무적 가치와 비재무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해당 부서는 중장기 ESG 추진 전략과 활동계획을 수립하고, ESG 경영환경 분석을 비롯해 사회공헌활동 기획 및 운영,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추진, 대외 공시 및 평가 대응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기존 감사실 산하의 컴플라이언스팀을 ESG팀으로 변경해 ESG전문팀을 꾸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미래혁신본부에 경영안전실을 신설했다.

이와 함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안전 전담조직도 꾸려지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상시근로자 수 500명 이상, 시공능력 상위 200위 내 건설사업자는 안전·보건 업무를 관리하는 전담 조직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300명 규모의 안전관리본부를 신설했고, 롯데건설은 최근 안전관리 역량에 집중하기 위해 안전보건부분을 CEO 직속의 안전보건경영실로 격상했다.

삼성물산은 2022년 최우선 경영 목표를 안전에 두기로 하고 안전·보건 담당 조직을 대폭 확대했다. 우선 안전 최우선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종전 2개팀이던 안전환경실을 안전보건실로 확대했다. 산하 조직은 안전보건 정책팀·운영팀·지원팀·환경팀 및 3개 사업부별 안전보건팀 등을 설치하며 총 7개팀으로 늘렸다. 안전을 전담 연구하는 조직인 ‘건설안전연구소’와 ‘안전보건 자문위원회’도 신설했다.

ESG관련 신기술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GS건설은 상수도관을 굴착하지 않고도 보수할 수 있는 친환경 신공법을 개발해 환경부로부터 ‘신기술인증서’를 받았다. GS건설이 지난 2016년부터 중소업체인 덕산건설과 공동 연구·개발한 성과다.

10대 건설사 중 녹색기술과 환경신기술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건설사는 현대건설(5건)이다. GS건설이 4건을 소유하고 있다. 삼성물산·대우건설·포스코건설·DL이앤씨·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은 각각 2건, HDC현대산업개발 1건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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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평택 건설현장에 작업중지권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사진=삼성물산.

◇ESG경영 합격점… "전문인력 양성은 노력해야"

우선 2021년 국내 건설사들의 ESG경영은 합격점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국내 주요 건설사들 ESG 평가 통합 등급 결과를 보면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은 모두 ‘A등급’을 받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은 B등급을 받았다.

다만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 분야별 ESG 영향 및 전문인력 수요 전망’ 연구보고서를 통해 현재 국내 건설기업들은 상대적으로 ESG 대응 역량이 부족하고, 특히 비용 부담과 환경 규제로 인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환경오염적 요소에 대한 규제, ESG 전반에 대한 사업 대응 계획 요구 등 건설사업의 착수 및 이행 단계에서 새로운 법적, 자율적 규제요인을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 관련 기업들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ESG 이슈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정부 및 건설 전문 교육기관, 대학 등이 연계해 건설업종 및 건설 프로젝트의 특성을 고려한 건설업 ESG 전문인력 양상 프로그램을 개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부동산 규제 뚫고… 신사업으로 먹거리 확보

건설사들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등의 대외적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신사업에도 뛰어들고 있다. 건설사들의 신사업 특징도 ESG 경영 기조와 함께한다.

건설사들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은 수처리, 폐기물, 배터리 재활용과 모듈러 그리고 태양광·풍력·수소연료전지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수소연료발전과 해상풍력 등의 신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팜, 바이오가스, 오염토정화 등 친환경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서남해 해상풍력 60㎿ 실증단지, 서산태양광 발전소 등 각종 설계, 시공, 운영 등 실증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운영 실적 활용으로 기존 사업을 확대해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GS건설은 태양광 개발과 함께 배터리 재활용 등 친환경 관련 신사업 추진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GS건설은 2012년 세계적인 수처리 업체인 스페인 이니마를 인수해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유럽의 글로벌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데 성공하며 글로벌 담수화 수처리 업체로 도약했다. 포항 영일만4 일반산업단지 내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서 ‘리튬이온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 착공식을 진행했다. 태양광 개발사업에도 진출해 우크라이나 서부 자카르파티아 지역에 IPP(민자발전산업) 개발업체(디벨로퍼)로서 설비용량 기준 24㎿급 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개발하는 사업에 나서기도 했다.

DL이앤씨는 현대오일뱅크와 ‘탄소저감 친환경 건축 소재 사업 협약’을 체결하는 등 수소에너지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SS) 분야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DL이앤씨는 모듈러 사업 진출에도 힘을 싣고 있다. DL이앤씨는 모듈러 유니트의 제작과 설치, 마감 및 설비와 관련한 요소 기술을 확보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거쳐 모듈러 구조와 외장, 마감에 관련된 특허를 19건 출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모듈러 공법으로 아파트를 건립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발주한 가리봉동 모듈러 행복주택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 모듈러주택의 높이는 지상 최고 12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도 용인시에서 13층 높이의 모듈러 주택 시공 사업을 수주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11월 EMC홀딩스 인수를 시작으로 폐기물 업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건설은 풍력 발전과 수처리 분야에선 두각을 보이고 있다. 한화건설이 보유한 다양한 환경신기술과 특허기술을 바탕으로 단순 시공을 넘어 수처리 시설의 이전, 증설, 개발, 운영 등 종합 솔루션을 제안하는 사업자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코로나19 여파로 건설사들의 주택사업이 위축되면서 새 먹거리 찾기가 불가피해졌다"며 "2021년에는 ESG와 관련된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뒀다면, 2022년에는 포트폴리오 확장과 체계 구축 등 성과에 몰두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son9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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