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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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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축산분야 신·재생에너지 활용 늘리려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16 09:48

김성훈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정책실장

김성훈 신재생 실장

▲김성훈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정책실장

축산분야의 에너지화를 위해 바이오가스가 활용되고 있다. 바이오가스는 음식물이나 가축의 분뇨, 하수 등 유기성 폐자원을 썩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독성 가스를 정제해 재활용이 가능한 가스로 전환한 것이다. 정제과정을 거치면 LPG가스나 도시가스처럼 활용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고형연료를 이용하여 발전하는 방법도 있다. 바이오가스 등 바이오에너지는 열 또는 전기만을 생산하는 태양광, 풍력, 태양열, 지열 등 다른 신재생에너지원과는 달리 기존 화석연료에서 생산가능한 모든 에너지원 형태인 열, 전기, 연료 또는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런던협약에 의해 폐기물의 해양배출이 금지되면서 축산분뇨는 처리에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 축산농가의 가축 사육형태가 점차 집단화·대규모화 되고 있어 연간 가축분뇨 발생량은 증가일로(2018년 4178만톤 → 2019년 5184만톤)에 있는데 이런 가축분뇨는 땅에 묻을 수도 없고, 바다에 버려서도 안되기 때문이다.

가축분뇨를 자원화된 퇴비와 액비 형태로만 규제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경지면적도 감소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가축분뇨의 공공처리율은 10%에 불과하고, 전체 가축분뇨 처리량의 80% 이상은 퇴액비 위주의 자원화로 처리되고 있다고 한다. 활용되지 않고 버려지는 유기성 폐자원도 많다고 한다. 가축분뇨를 활용한 바이오에너지 활용이 필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

축산분뇨 등 유기성 폐자원을 활용한 바이오가스의 에너지생산량, 발전량, 발전용량 등은 매년 증가하고는 있으나, 가축분뇨 발생속도에 비하면 아직까지 충분한 시장 확대는 안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에서는 축산분뇨 등 유기성 폐자원의 에너지화를 지원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 먼저, 축산분뇨를 통해 발생한 바이오가스 등을 발전시설의 연료로 활용할 경우 RP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를 통해 사업성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지원, 융복합지원사업 등 정부 재정으로 지원하는 보급사업을 통해 지역에 설치되는 바이오가스 설비 등에 대한 보조금도 지원하고 있다.

그 외에도 정책자금을 통해 제조기업의 생산시설 및 운전자금, 시설 설치비용을 장기저리로 융자지원하고 있다. 수요자 중심의 재생에너지 시장 창출을 위해 한국형 RE100제도를 금년부터 도입해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재생에너지원처럼 바이오 에너지 역시 이행 에너지원으로 인정한 바 있다. 특히 금년 5월 부터는 녹색보증사업을 신설해 정부에서 500원을 출연, 총 3500억원 규모로 태양광, 풍력, 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제조기업, 프로젝트 등에 대해 탄소가치평가를 도입하여 금융기관의 문턱도 대폭 낮춘 바 있다.

이러한 다양한 정책지원에도 불구하고 유기성 폐자원의 에너지화는 아직까지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우리가 고민해 보아야할 것들이 있다.

첫째, 바이오 가스 이용 설비의 국내 기술수준을 보다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덴마크 등 선진기술과 비교시 국내 기술은 70% 내외 수준에 그치고 있다. 바이오가스 생산 공정의 안정화 및 운전기술의 효율성 부족, 상용화 경험 부족, 바이오가스 정제 기술수준 등이 미흡한 형편이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부, 농식품부 등 여러 부처 및 기관에서 다양한 R&D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부처간, 관련 기관간 협업을 통해 R&D 성과를 조기에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관련 산업생태계 구축이 시급하다. 국내 바이오가스 플랜트 기자재 공급 사업자가 숫적·질적으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고, 작은 부품이 결손 되거나 파손 되어도 상당기간 장비를 원활히 운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투자도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부와 농림부 등에서 에너지혁신기업 육성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셋째, 민관협력이 필요하다. 지자체의 관심이 필요하며, 민간이 투자에 참여하여야 한다. 아울러, 주민수용성도 관건이다. 우리보다 바이오 에너지가 활성화된 유럽에서는 주민 수익형 모델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홍천 등 유기성 폐자원의 에너지화 대표 사업모델을 전국적으로 확산해야 하며, 이를 토대로 한국 현실에 맞는 사업모델의 발전을 도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 시대에는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저탄소·무탄소 에너지를 발굴하고,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바이오가스도 그런 에너지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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