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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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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시멘트산업, 환경오염 통합관리 포함돼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26 10:00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김소희 사무총장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필자가 속한 기후변화센터가 얼마전 발표한 환경데이터플랫폼 보고서에 따르면 시멘트 산업은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 2위이며, 산업부문 전체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상장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을 공개하는 시멘트 기업은 단 한곳도 없었다.

특히 미세먼지 배출총량 기준으로 1,2,3위 상위 기업은 포스코, 현대제철, 쌍용양회 등으로 매겨지는 반면, 매출액 대비 미세먼지 배출량을 다시 계산하면 1위 삼표시멘트, 2위 쌍용양회, 3위 한일 시멘트 등 시멘트업체들이 모두 상위 그룹을 차지하고 있다.

2019년 국정감사에서 시멘트 업계는 석탄 화력발전소 상위 10개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질소산화물량 보다 시멘트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양이 더 많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 정도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한다면 시멘트 공장은 당연히 ‘환경오염시설’로 지정되는데 손색이 없다. 그런데 정부가 2016년 환경오염시설에 대한 대기오염물질 관리 강화의 일환으로 도입한 환경오염시설의 통합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지정된 98종 산업 중 시멘트 공장은 제외되었다. 환경부는 환경오염시설 통합관리 대상 업종이 석유, 정제, 무기화학, 정밀하학, 비료 및 질소화합물 제조 업종까지 확대되었다고 홍보까지 했었다.

일명 굴뚝 산업으로 지정되는 폐기물 소각장, 석탄 화력 발전소, 철강, 석유화학, 전자업종 등 국내 굴지의 산업 모두가 환경오염시설 통합관리대상 업종으로 지정되었다. 환경오염시설 통합법으로 불리는 이 법의 6조를 보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업종을 ‘통합허가대상으로 지정’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시멘트 공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시설이라는 것은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통해서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시설이 어떻게 환경오염시설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제정된 법에서 빠졌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환경부에 질의한 결과 "시멘트 업종은 미세먼지 대책 등 강화된 관리를 통한 관리대상인 것은 분명하나, 시행령에 포함될 업종 논의 당시 포함을 반대했던 부처와의 조율이 안됐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환경오염시설 통합관리 대상 사업장으로 지정된 기업은 발생되는 오염물질에 대해 매년 1회 정기검사와 수시검사를 받아야 하며 허가조건에 부여된 오염물질 배출 이행사항을 매년 보고하게 되어 있다. 또한 5년 단위로 각 사업장 입지와 여건에 따라 다르게 부여된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도록 규정돼 있다. 결국 98개 업종에 속한 산업체들은 계속 강화된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맞추기 위해 지속적인 시설투자와 환경개선 사업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최우선 과제가 될 수밖에 없는 주요 정책이자 사업인 것이다.

에드 설리번 미국 시멘트협회 부회장 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열린 시멘트산업 포럼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새로운 도전은 시멘트 산업의 가장 큰 도전이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올초 시멘트 업계는 앞다퉈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쌍용양회는 사명에 환경(Environment)라는 단어를 넣어 "종합환경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고, 대부분의 시멘트 기업이 새롭게 환경사업을 추가하였다.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곧 ESG 경영의 추진이고, 이를 통해 친환경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인터뷰에서 다짐하기도 했다.

진정성있는 ESG경영은 법의 테두리에 들어가는 것부터 시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과학적이고 현대화된 관리를 위해 환경오염시설 통합법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그 당시 어떤 연유가 있어 시멘트 산업이 통합법에서 배제되었다고 하더라도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 우선 시대’의 흐름에 맞춰 해당 부처 관계자들은 다시 통합법에 포함시켜야 마땅하다.

아울러 시멘트 업계는 이제라도 ESG경영을 진정성 있게 실행한다는 자세로 자발적으로 통합법 체계로 들어가 관리를 받는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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