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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변이’ 앞에 백신 접종도 무력, 일상 속 코로나 현실화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7.14 08:51

HEALTH-CORONAVIRUS/BRITAIN

▲19일부터 영국에서 거의 모든 방역조치가 사라진다(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하는 가운데, 백신 선진국으로 알려진 이스라엘, 영국 등이 코로나19와 공존하는 일상을 현실화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관계 장관회의를 열고 그간 바이러스 잠복기를 고려해 14일로 설정했던 격리 기간을 7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확인자와 접촉한 백신 미접종자와 해외 입국자가 모두 격리 기간 단축 대상에 포함된다.

격리 시작과 함께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고 7일째 검사에서 재차 음성이 나오면 격리가 종료된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번 조치가 격리 의무의 실질 이행률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델타 변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그동안 엄격한 입국자 관리 시스템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는 국면에서도 격리 기간을 단축한 것이다.

이스라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3차 유행의 정점이던 지난 1월 1만 명을 넘었다가 지난달 초 한 자릿수까지 줄었다.

이는 고속 백신 접종 이후 급격하게 줄어든 수치다.

확진자는 이스라엘이 지난달 대부분의 방역 조치를 풀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까지 해제하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가파른 증가세 속에 12일 신규확진자 수는 730명에 달했다. 다만 빠른 확진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이런 현상은 60%에 가까운 높은 백신 접종률의 효과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스라엘 당국 역시 이런 상황을 고려해 12∼15세 아동·청소년의 접종률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국민의 경제생활 등을 제약하는 강력한 제한 조치 대신 취한 전략이다.

현재 적용되는 방역 조치로는 실내 마스크 착용과 입국자 및 밀접접촉자에게 적용되는 격리 및 검사가 전부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런 전략을 ‘약한 억제’(soft suppression)로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의 방역 조치로 경제 활동을 유지하면서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방법을 배우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국 역시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잉글랜드에 대부분의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봉쇄 완화조치에 대해 지금이 "적기"라고 밝혔다.

봉쇄 완화 시점을 9월까지 미룬다면 날씨가 추워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원에 출석한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존슨 총리의 기자회견에 앞서 19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사적 모임 규모 제한 등 거의 모든 조치가 사라진다고 밝혔다.

다만 대중교통과 같이 혼잡한 공공장소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기대하고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 조치로 실·내외에서 만날 수 있는 사람 수 제한은 사라진다.

병원과 공항 등 일부 장소를 제외하고는 1m 이상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규정도 없어진다.

폐쇄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나이트클럽이나 대규모 행사에서는 이른바 ‘코로나19 백신 여권’을 도입하도록 권고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끝까지 마쳤거나,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이거나, 과거 코로나19에 걸려 항체가 형성됐다는 점을 인증하라는 것이다.

이런 조치는 ‘델타 변이’ 확산으로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매일 3만명 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내려진 것이다.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515만 5243명)와 누적 사망자(12만 8431명) 역시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많다.

앞서 영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바 있다.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비율은 성인 인구 87%, 2차 접종까지 마친 비율은 성인 인구 66%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확진자가 폭증했고, 결국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데 이른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델타 변이 이외에도 각종 변이로 형태를 다양화하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기존 바이러스 대비 전파력이나 치명률 등에 변화가 있는지, 백신이 효과가 있는지 등을 고려해 ‘우려 변이’와 ‘관심 변이’를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현재 우려 변이엔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인도에서 발견된 변이들이 차례로 알파, 베타, 감마, 델타로 명명돼 지정돼 있다.

그보다 한 단계 낮은 관심 변이로는 지난달 14일 추가된 람다를 포함해 에타, 요타, 카파 등 4종이 있다. 기타 감시 대상인 변이도 10여 종이다.

아직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것이 많은 만큼, 람다를 비롯한 새로운 변이들에 계속 관심을 두고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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