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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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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R-대형 원전 매년 4개씩 새로 지어도 2080년에나 탄소중립 달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6.23 15:27

-SMR로 탄소중립 위한 전력생산량 충당하려면 3500기 필요



-풍력은 국토 4분의1, 태양광은 서울 두배 이상 면적 필요



-"‘탄소중립 2080’으로 바꾸고 1년에 4개 이상 대형 원전 지어야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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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 협의회’ 주최로 ‘실현가능한 탄소중립의 길’ 온라인 토론회가 개최됐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탄소중립을 위해선 소형모듈원전(SMR)과 대형원전을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성풍현 카이스트 명예교수는 23일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 협의회’(이하 ‘에교협’) 주최로 열린 ‘실현가능한 탄소중립의 길’ 주제 토론회(비대면 온라인 방식 진행)에서 "탄소중립이 가능하려면 SMR 개발은 물론 ‘탄소중립 2050’을 ‘탄소중립 2080’으로 바꾸고 1년에 4개 이상 적극적으로 대형 원전을 새로 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교수는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대략 450기가와트(GW)의 전기 생산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한다. 에너지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350GW만 필요하다고 해도 SMR로 이 만큼의 전기를 생산하려면 100% 출력의 100메가와트(MW) SMR 3500기를 우리나라에 만들어서 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SMR만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재생에너지만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어려운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350GW의 전기량을 풍력발전으로 만들려면 15% 이용률을 가진 10MW 대형 풍력발전기가 2만 3000대 이상 돌아가야 한다"며 "풍력발전기 한대가 대략 1㎢의 면적을 필요로 한다고 가정하면 23000㎢, 즉 우리나라 면적의 대략 4분의 1을 차지하게 된다. 태양광으로 한다고 해도 서울 면적의 두 배 이상의 면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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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중단된 경북 울진군 신한울 원전 3·4호기 예정지. 연합뉴스


그는 비용 문제도 제기했다. "1GW 원자력 발전소를 하나 짓는 것만 해도 약 3조원인데 여기에 곱하기 350이면 1000조원이 넘는다"며 "원전 대신 평균 이용률 15%의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짓는다면 1000조원의 6배는 안되더라도 2∼3배는 충분히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다가 에너지 저장장치 비용까지 합하면 엄청나게 비현실적인 비용"이라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그럼에도 결국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슬기로운 조합이 필요하다"면서 "면적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며 폐기물도 별로 배출하지 않는 발전 원가가 적게 드는 재생에너지 개발도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탄소중립을 위해 불합리한 정책들부터 원위치 되어야 한다"며 "2023년에 나올 예정인 제4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도 기본적으로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의 기조로 돌아가야 하고 같은 해에 나올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도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기조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탄소중립은 기후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목적으로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캐나다 등이 205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고 중국은 2060년까지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이다. 우리나라도 2050년까지 달성하겠다고 2020년 10월에 선언했다. 정부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획기적으로 늘려 이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에너지업계에서는 원자력을 제외하고는 탄소중립이 가능하지 않으며, 전기요금 인상도 불가피해져 국민부담이 커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은 2017년에 2022년까지 전기료가 인상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으나 한전은 올해부터 전기요금에 연료비 변동을 하기로 했으며 이번 달부터는 전기를 월 200킬로와트시(KWh) 이하로 쓰는 가정에 보조금을 4000원에서 2000원으로 줄이는 식으로 이미 전기료를 인상했다. 또한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2018년부터 원전 가동률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2020년 12월에는 원전 가동률이 83.6%로 탈원전 선언 이전의 값으로 돌아갔다. 한전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흑자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는 "탄소중립은 화려하지만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비싸고 어려운 고도의 첨단 기술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에 의해만 실현될 수 있다"며 "진정한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에너지·자원의 소비를 효율화하고, 불필요한 낭비를 억제하고, 더욱 효율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에너지 기술개발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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