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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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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도넛·현금보상...세계 기업들, 근로자 코로나 백신 접종에 사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24 13:21

'백신접종=사업장 정상화' 인식...지출 늘어도 각종 인센티브로 독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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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근로자들의 적극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세계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형성이 일상생활을 향한 첫걸음으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특히 기업 입장에선 직원들의 백신 접종이 사업장 정상화와 직결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을 감수하면서라도 근로자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국내기업 차원에서 백신 접종에 따른 보상이 마련될지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 백신 접종 의향률이 예상보다 낮은 상황임을 고려하면 집단면역 형성과 경제 정상화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장려 위한 기업차원 인센티브 

 


24일 미 경제매체 CNBC는 "기업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백신을 맞도록 장려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며 각 기업들이 어떤 보상들을 마련하는지 조명했다. 앞으로 백신 공급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도 직원들이 접종을 맞겠다는 보장이 없기에 일찌감치 이들의 마음을 바꿔보겠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대형 유통업체 타겟은 백신을 접종하러 가는 직원들에게 차량 호출서비스 리프트 사용비용(왕복 30달러)와 4시간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고 지난달 밝혔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맥도날드에 이어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달러 제너럴, 트레이더 조, 다덴 레스토랑 등의 기업 역시 직원이 백신을 맞을 경우 4시간분의 시급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대형 마켓체인 크로거는 백신 접종 보상으로 현금 100달러 지급하고 온라인 쇼핑몰에 사용되는 100달러 어치의 크레딧을 제공한다. 또 다른 마켓체인인 퍼블릭스의 경우 125달러의 기프트 카드를 지급한다.

자사 근로자뿐만 아니라 전 국민에게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기업도 주목받는다.

최근 크리스피 크림은 올해 말까지 백신 접종 확인카드를 가지고 매일 미국 내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오리지널 도넛을 무료로 제공한다. 모더나, 화이자, 존슨앤존슨에서 개발한 백신 종류에 관계없이 단 한 회라도 접종을 맞으면 연말까지 매일 도넛을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셈이다.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는데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백신 접종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는 미국 기업들에 한정되지 않는 모양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일부 외식업체들은 관광산업 회복을 위해 백신을 1회 또는 2회 접종을 받은 고객들에게 각각 10%, 20% 할인해준다.

홍콩도 마찬가지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외식업체 시푸드 딜라이트 그룹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리엉 치와이 회장은 당초 백신을 맞는 직원들에게 7일 무급 휴가를 제공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유급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인센티브 제도가 접종률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 인적자원관리협회(SHRM)는 최근 보고서를 발표해 "백신 접종 계획이 없다고 밝힌 미국이 근로자 중 4분의 1은 만약 보상이 주어진다면 백신 접종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SHRM은 "현재 88%의 기업들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지 않았고 근로자 10명 중 9명은 고용주가 별도의 보상을 제공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이런 추세는 앞으로 바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미국 선불카드 업체 블랙호크 네트워크가 2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분의 2는 백신 접종에 대한 인센티브로 최소 10달러에서 최대 1000달러를 받겠다고 답했다. 응답자 3분의 1은 100달러 미만의 현금보상에도 백신을 맞겠다고 응했다.

인센티브 종류 선호도에 대해선 대해선 현금지급이 1순위로 꼽혔고 유급휴가가 그 다음으로 순위를 이었다.

 

11월 집단면역 목표달성 빨간불
韓기업에서도 인센티브 나올까 

 


이렇듯 세계 기업들이 백신 접종에 대한 다양한 보상들을 제공하고 있고 인센티브 제도 또한 백신접종에 도움을 줄 것으로 평가되고 있음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어떤 움직임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11월까지 전 국민의 70%에게 백신 접종을 마쳐 집단명역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현재 접종 속도로는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 백신 접종은 지난 2월 26일 시작해 24일 기준 누적 접종자는 70만 361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인구(5200만명)의 1.3%에 불과한 수준이며 우선 접종 대상자의 약 57%가 1차 접종을 마친 것이다.

국민의 70%가 2회 접종하려면 7000만건 이상의 접종이 필요한데 지금까지 하루에 가장 많은 접종이 이뤄진 5일 6만 7840명을 기준으로 접종 속도를 계산하면 약 3년이 걸린다.

현재까지는 백신 공급부진이 집단면역의 큰 걸림돌로 작용되고 있지만 백신 접종 자체를 거부하는 국민 또한 주요 변수이다.

실제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지난 17∼18일 양일간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가량이 코로나 백신을 맞을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백신 미접종자라고 밝힌 968명 중 67.8%는 ‘예방접종을 받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고, 12.9%는 접종을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아직 ‘모르겠다’는 응답도 19.1%에 달했다.

70%를 밑도는 백신 접종 의향률은 예상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접종률이 낮으면 목표 달성에 일부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예방접종을 받지 않으려는 주요 이유로는 ‘예방접종 이상반응 우려’(85.8%)가 가장 많았다. 이어 ‘백신 효과 불신’(67.1%), ‘백신 선택권 없음’(35.8%), ‘기본 방역수칙으로 예방 가능’(30.0%), ‘고위험군에 양보’(14.8%)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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