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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공장에 불…420억 피해" 미얀마 반중감정 고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15 19:17

중국 외교부 대변인 "미얀마 발전에 도움 안된다"

미얀마

▲미얀마 시위대. 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중국계 공장 수십곳이 방화로 불에 타는 등 반중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미얀마에 영향력이 큰 중국이 쿠데타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사실상 군부를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자 시위대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15일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미얀마 수도 양곤에 있는 중국계 공장 32곳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 공격을 받았다. 이들은 공장 출입문을 부수고 들어가 내부에 휘발유를 뿌리고 방화를 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인 직원 2명이 부상당했는데, 숨진 사람은 없었다.

이날 정오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2억4000만 위안(한화 약 420억원)으로 추산됐다. 중국대사관 측은 피해 공장은 중국 기업이나 중국과 미얀마 합자기업 소유로, 대부분 의류 관련 공장이라고 설명했다.

미얀마에서는 군부 쿠데타 이후 중국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사회가 쿠데타를 비판하는 것과 달리 중국은 자국의 전략적 요충지인 미얀마에 대해 ‘대화와 협상’이라는 원칙만 되풀이하고 있어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미얀마 쿠데타 규탄 성명에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반대한 사실이 알려지며 시위대는 중국을 군부의 뒷배로 지목하기도 했다. 특히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쿠데타 발생 직전인 지난 1월 미얀마를 방문해 아웅산 수치 고문과 더불어 쿠데타를 주도한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군 최고사령관을 면담해 중국 배후설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쿠데타 이후 연일 반중 시위가 벌어지고, 중국 제품 불매 운동도 진행되고 있다.

중국은 자국 기업이 공격을 받자 발끈하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과 미얀마의 경제·무역 협력은 상호번영과 상생의 원칙에 기반하고, 미얀마 경제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며 "이러한 불법행위는 미얀마와 미얀마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미얀마는 중국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폭력행위를 방지하고 관련자들을 법에 따라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소식통 등을 인용해 이번 방화는 반중 세력이나 홍콩 분리주의자 등의 영향을 받은 현지 주민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며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신문은 사설에서 미국 등 서방 국가가 쿠데타 주역인 군부에 대한 제재를 언급하는 등 압력을 행사한 것과 달리 중국은 미얀마 상황에 간섭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미얀마 문제에 대한 간섭은 참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중국이 개입하면 양국 관계에 악몽이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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