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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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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코웨이 新구로시대 개막] 시너지 효과는 4가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01 13:02
①넷마블 IT로 코웨이 가전 첨단화

②코웨이, ‘넷마블식’ M&A 가속화

③코웨이 재정건전성 강화…부채비율 ‘뚝’

④내수 시장 잡고 이제 글로벌로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이나경 기자]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하면서 주목했던 시너지 효과는 ‘실물 구독경제’다. 넷마블이 가진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기술 등을 코웨이의 가전 렌탈 사업에 접목해 ‘스마트홈’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었다. 넷마블이 앞서 선언했던 양사의 시너지 효과는 이달 양사의 ‘한집살림’을 시작으로 더 본격화될 전망이다.

◇ 넷마블 IT로 코웨이 가전 첨단화

코웨이의 변화로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디지털 강화’다. 넷마블이 매 분기 매출액의 20%가 넘는 자금(연간 약 5000억원)을 연구개발(R&D)에 쏟아온 만큼, R&D 투자액이 전체 매출액의 1~2%에 그쳤던 코웨이에 미칠 파급력도 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코웨이가 자사 제품에 IT(정보기술)를 처음으로 적용한 시점은 지난 2015년. 당시 코웨이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에어케어’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이는 업계에선 처음으로 이루어진 시도였다. 코웨이가 지난해 출시한 ‘아이콘 정수기’는 넷마블에 인수된 이후 내놓은 첫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지만, 두 회사의 시너지가 들어간 제품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올해 코웨이는 넷마블의 IT를 심기 위한 준비 작업을 모두 마쳤다. 지난 1월 기존 IT 센터를 DX(디지털전환) 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초대 수장으로 넷마블 AI센터장인 김동현 상무를 발탁했다. 코웨이는 올해 200여명 규모의 신규 IT 인력도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넷마블의 R&D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이용자 패턴 분석, 이상 징후를 자동으로 탐지해 리포팅하는 시스템 등을 연구하는데 집중했다. 이는 넷마블 게임의 수명주기를 늘리고,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나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넷마블의 기술이 코웨이에 적용된다면, 정수기 등 생활가전제품을 이용하는 고객의 이용 패턴 분석과 함께 제품의 이상 징후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시스템이 기존보다 더 체계화 될 것으로 보인다.

◇ 코웨이, ‘넷마블식’ M&A 가속화

넷마블은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M&A(인수합병) 강자다. 코웨이 외에도 크고 작은 게임사부터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카카오뱅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성장성 있는 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과거 넷마블의 M&A를 주도했던 인물은 서장원 코웨이 각자 대표다. 그는 넷마블과 코웨이 임원을 겸하는 다른 임원들과 달리 지난해 아예 코웨이로 자리를 옮겨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선 서 대표가 향후 코웨이에서도 탁월한 M&A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코웨이가 진행한 매트리스 제조사 ‘아이오베드’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코웨이는 아이오베드 인수를 통해 유통채널에 매트리스 생산 공장까지 확보하게 됐는데, 이는 그간 국내외 게임개발사 M&A로 플랫폼 영향력에 자체 IP(지식재산권)·개발력을 확보한 넷마블의 행보와 닮아있다.

◇ 코웨이 재정건전성 강화…부채비율 ‘뚝’

넷마블에 인수된 후 코웨이의 재무건전성에도 청신호가 커졌다. 그간 코웨이는 막대한 부채비율에도 고배당 정책을 실시하는 등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탄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넷마블 인수 이후 코웨이의 재무 전략은 ‘현금부자’ 넷마블과 비슷하게 바뀌었다.

실제 코웨이의 올해 배당규모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17년과 2018년 70% 이상이었던 코웨이의 배당성향은 넷마블 인수 이후 50%대로 떨어졌고, 올해는 20% 안팎으로 낮아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코웨이의 부채비율도 큰 폭으로 줄었다. 코웨이의 부채비율은 2018년 119%, 2019년에는 165%까지 뛰어올랐다가 지난해 이 비율이 103%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기준 코웨이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938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55% 증가했다.

넷마블은 코웨이보다 매출이나 이익 규모는 적지만,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코웨이를 크게 앞서 있다. 넷마블은 그간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많은 상태를 꾸준히 유지하며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이어왔다. 넷마블의 안정적인 재무 상황은 회사가 적극적인 M&A에 뛰어들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배당에 있어서는 지난 2017년 상장 이후 딱 한번 현금배당을 진행했고, 올해 3년 만에 처음으로 배당을 재개하기로 했다.

◇ 국내 1위 코웨이, 해외 공략 기대감↑

코웨이의 해외 사업 확장에 대한 기대감도 많다. 넷마블이 최근 수년 간 해외 시장에 대한 집중적인 공략으로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해외에서 내는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한 만큼, 코웨이 역시 이제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웨이의 지난해 연결기준 연매출은 3조2374억원으로, 이중 국내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66%에 달하는 2조1272억원이다. 국내 렌탈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국내 매출 성장률은 전년대비 0.8% 성장하는데 그친 반면, 해외 법인 매출액은 전년대비 38.4% 고공 성장했다. 코웨이는 올해 성장 키워드를 글로벌로 내건 상태다. 방준혁 의장은 올해 코웨이 글로벌 법인에서 두 명의 승진 인사를 내기도 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아직까지 양사가 어떤 방식으로 해외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지 구체화 된 것은 아니지만, 양사 모두 글로벌 사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사옥까지 합친 만큼 성장 속도도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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