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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조직단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필수요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1.06 10:51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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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센터장


기후변화는 이제 전세계가 인류의 생존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이슈임에 틀림없다.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에서 온실가스 배출저감을 넘어 2050년 탄소배출량을 100% 상쇄하는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있다.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 또한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은 석탄발전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불과 얼마전 우리는 온실가스 배출감축률을 몇퍼센트로 하는 가에 대해 갑론을박을 했지만 지금은 감축을 넘어 탄소중립이 최대의 화두가 됐다.

탄소중립이란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반해 최대한 배출량을 감축하고 잔여배출량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권 구매 등 온실가스 상쇄활동을 통해 배출량을 넷 제로(Net Zero)화 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에 본인은 탄소중립의 이해를 돕고자 아래와 같은 식을 만들어서 발표 한 적이 있다.
 

'Z(ero, 0) = E(emission,배출량) - R(reduction, 감축) - O(offset, 상쇄)'

 

정부의 2050 탄소중립선언에 따라 최근 지방자치단체, 기업 단위의 탄소중립 선언이 봇물을 이루듯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탄소중립과 관련한 명백한 국내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키워드를 선점하기 위한 선언에 집중되는 것이 현실이다.

국제사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탄소중립의 핵심사항은 아래와 같다.

1. 정확한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과 배출전망 분석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현재 어디에서 어떠한 온실가스가 얼만큼 나오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얼마나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인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국가 또는 국제적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기준에 따라 정확하게 분석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반으로 세부적인 감축과 상쇄전략이 만들어져야만 탄소중립을 위한 비용 등을 명확하게 예측하고 경영전반에 전략화 할 수 있다.

2. 구체적 감축 계획

온실가스 배출원별 적용가능한 모든 온실가스 감축수단을 도출하고, 감축수단별 한계저감비용(1톤의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산정해 모든 온실가스 배출원별 온실가스 감축 투자 및 기술 도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감축수단 도입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저감량과 배출량을 분석해 상쇄해야 하는 잔여량에 대한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계저감비용이 낮은 감축기술을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배출권가격 대비 한계저감비용이 높은 기술에 대해서 배출권을 구매하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3. 감축목표의 경로설정
2050년 또는 2040년 등 목표연도 설정에 따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연도별 목표경로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국가단위에서는 5년 단위로 경로를 설정하고 있다. 중간 경로 없이 최종연도의 목표만을 설정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4. 최적의 상쇄수단 결정
감축기술 도입 등을 통해 최대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도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해 적절한 상쇄수단을 도입해야 한다. 기업의 업종, 사업특성, 사업지역, 비용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적절한 상쇄수단을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산림조성, 취약계층 태양광발전시스템 지원, 중소기업과의 협력사업 등 사회공헌 사업과도 연계 가능하다. 배출권을 구매해 상쇄를 할 수도 있다. 배출권을 구매할 때는 어떤 배출권을 언제 얼마 만큼 구매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중장기적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배출권 투자사업과 더불어 배출권 선도거래 또한 안정적 배출권 수급을 위해 검토돼야 한다.

5. 제3자의 검증
탄소중립은 국제적인 MRV(모니터링·보고·검증)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량, 그리고 감축량 더불어 상쇄량을 통해 넷 제로가 되었음을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검증기관을 통해서 검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탄소중립의 대외적 신뢰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국가 단위의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UN을 통해 5년 단위로 점검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6. 지속적인 관리와 분석, 성과평가
일시적인 탄소중립 계획이 아닌 계획에 따른 성과관리, 배출량 모니터링을 위해서는 조직 내부적으로 관리체계(인력·관리툴 등)를 구축하고 지속가능한 성과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부분 탄소중립은 현재가 아닌 2030년 또는 2050년을 목표로 중장기적으로 추진되는 과제이기에 현재의 계획보다 추진 성과 관리, 나아가 목표의 중간점검이 필요하다.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상기 6가지 사항에 대해 면밀하게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 그리고 성과평가를 시행해야 한다. 더불어 조직 내부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더 이상 국제적 이슈에 편승하여 말로만 탄소중립이 아닌 실질적인 탄소중립을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 마련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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