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웨이항공 항공훈련센터 1층 로비의 여객기 모형과 간판. 사진=박규빈 기자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대명소노그룹이 재차 항공 사업 전략을 조정했다. 그룹 지주회사 소노인터내셔널이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전량 처분하고 티웨이항공 중심의 북미 노선 확대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점은 기재 운영 효율성과 재무 부담 최소화를 동시에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소노인터내셔널은 지난 2일 에어프레미아 지분 22% 전량을 타이어뱅크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모펀드 JC파트너스와 공동으로 보유한 제이씨에비에이션제1호 유한회사(JC SPC)의 몫이었던 해당 지분은 6285만6278주로, 주당 1900원 총 1194억2693만원에 체결됐다.
최종 거래 종결일은 오는 9월 말로 예정돼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이번 거래로 약 188억원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에어프레미아를 품어 티웨이항공과 합병하겠다고 천명했던 소노인터내셔널이 이와 같은 결정을 한데에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인천-로스엔젤레스(LA)·뉴욕·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3개 노선에 대한 운수권을 확보해 운항 중이다. 또한 7월 2일부터는 하와이 호놀룰루에 비행편을 투입한다.
티웨이항공은 6월부터 인천-캐나다 밴쿠버 노선을 필두로 북미 노선에 취항하게 된다. 또 캐나다와 맞닿아있는 미국은 항공 자유화 협정(오픈 스카이) 체결국이기 때문에 국가 간 노선을 개설할 때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신고만 하면 취항할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장거리용 기재만 확보되면 자체적인 미주 사업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재 통일 역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을 포함한 유럽 4개국과 호주 등 장거리 노선에 다니기 위해 에어버스의 A330 계열 중심의 기단을 꾸려왔다. 이 중에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임차해온 A330-200도 있고, 곧 들여올 A330-900 네오(neo)도 있다.
에어프레미아까지 탐냈던 소노인터내셔널, 티웨이항공에만 집중하는 이유는반면 에어프레미아가 주력으로 삼는 기종은 보잉 787-9 드림라이너로 2027년까지 15대, 2030년까지 20대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동일 기종의 기재를 일정 규모 이상 갖춘 기단은 유지·보수·분해 후 재조립(MRO, Maintenance·Repair·Overhaul)과 훈련 등 각종 운영 비용을 아낄 수 있어 규모의 경제를 이뤄낼 수 있다.
이는 풀 서비스 캐리어(FSC)나 저비용 항공사(LCC)를 불문하고 적용되는 항공업계의 대원칙으로, 소노인터내셔널도 이 점을 적극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에어프레미아 B787-9 드림라이너. 사진=에어프레미아 유튜브 채널 캡처
한편 에어프레미아는 사세 확장을 거듭하며 부채도 급격히 늘어났다. 연결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33억3297만원이던 에어프레미아의 유동 선급금은 작년 173억6054만원으로 40억2757만원(30.21%)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 총계는 2226억7363만원(37.61%) 증가한 8146억6807만원으로 확인된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5815억187만원에 이르는 항공기 리스 부채로, 전년 대비 1695억2653만원 확대됐다. 글로벌 항공 정보·자문사 IBA그룹에 따르면 작년 9월 기준 신형 787-9의 임차 비용은 대당 월 105만달러(한화 약 14억696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은 계약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보유한 7대를 기준으로 월 102억8783만원 가량을 지불해야 하고, 연 단위로는 1234억5396만원이다.
소노인터내셔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작년 말 기준 2470억4090만원으로, 이를 감당하기에는 다소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티웨이항공의 차세대 주력 기종인 A330-900은 50만~78만5000달러(6억9795만~10억9538만원)로, 에어프레미아의 787-9보다는 저렴해 이 같은 부분도 반영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타이어뱅크 측이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48%까지 확보해 확고한 경영권에 열의를 보여 구태여 분쟁을 일으킬 이유도 없다는 점도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평가다. 타이어뱅크그룹은 2018년 에어프레미아 설립 초기부터 직·간접 투자를 병행하며 성장을 꾸준히 지원해온 바 있다. 이후 꾸준히 지분을 매집해 48%에 이르는 지분을 갖게 됐고, 이번 거래로 70%까지 늘렸다.
소노인터내셔널은 그룹이 보유한 국내외 호텔·리조트 인프라와의 연계를 통한 다양한 시너지 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소노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전략적 선택에 따라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매각했고, 향후 티웨이항공을 중심으로 더욱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급변하는 항공 시장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하면서도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