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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든 카카오그룹 시총, 7개월새 68조 증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7.10 11:18
카카오페이

▲지난해 11월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카카오페이의 코스피 신규상장 기념식.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쪼개기 상장과 고평가 논란 속에서 자회사를 연이어 상장시킨 카카오 그룹의 시가총액이 1년도 되지 않아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긴축에 따른 성장주 부진에 경영진의 스톡옵션 행사, 대주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성장성 의심 논란 등 잇단 악재를 맞은 탓이다.

1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카카오,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넵튠 등 카카오 그룹의 5개 상장사 시가총액은 59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회사 기업공개(IPO) 이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1월 29일(127조9000억원)에 비해 68조1000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7개월여 만에 시총이 절반 넘게 줄었다.

이 기간 카카오 시가총액은 54조8000억원에서 31조9000억원으로 22조9000억원 감소했다. 계열사 시총을 보면 카카오페이는 31조1000억원에서 8조7000억원, 카카오뱅크는 33조4000억원에서 14조9000억원, 카카오게임즈는 7조7000억원에서 3조9000억원, 넵튠은 9000억원에서 4000억원 등으로 줄며 40∼7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증시 부진에 고강도 긴축으로 성장주가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성장주는 현재 실적보다 미래 실적이 주목받는데 금리가 높아지면 미래 실적에 대한 할인율이 높아져 성장성이 낮은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 주가만 봐도 이 기간 12만3000원에서 7만1800원으로 41.6% 떨어지며 시총 순위 5위에서 9위로 낮아졌다. 카카오와 국내 양대 빅테크인 네이버 주가도 이 기간 38만6500원에서 24만9000원으로 하락했다.

더구나 카카오 그룹은 임직원 스톡옵션 행사와 대주주 블록딜 등 논란이 터질 때마다 주가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8일엔 카카오페이 2대 주주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스가 보통주 500만주를 블록딜로 처분하며 주가가 하루 만에 15.2% 급락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류영준 당시 대표 등 임원 8명이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시간 외 매매 방식으로 매도해 약 900억원을 현금화하자 먹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당시 주가는 사흘간 14.4% 하락해 비판 여론이 확산했고, 공동 대표로 내정됐던 류 전 대표는 취임 전 물러나고 경영진들은 책임 경영을 발표하며 주식을 재매입했다.

하지만 동시에 내부 임직원들이 꾸준히 스톡옵션을 행사하며 자사주 매입 효과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당장 오는 11일 스톡옵션 행사로 보통주 1만3766주가 추가 상장한다. 지난달에도 스톡옵션 행사로 3만3921주가 추가 상장했다. 올해 상반기 스톡옵션 행사로 새로 상장한 주식 수만 63만2074주에 이른다. 카카오페이 주식 수는 지난달 11월 상장 당시 1억3036만7125주에서 현재 1억3251만5154주로 늘었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한 달만인 지난해 9월 우정사업본부가 카카오뱅크 설립 당시 투자한 지분 대부분을 블록딜로 처분하며 하루 만에 주가가 7.8% 하락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넷마블이 지분 약 762만주를 처분해 당일 주가가 급락했다.

카카오뱅크도 스톡옵션 행사 물량이 꾸준히 상장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보통주 110만2200주가 스톡옵션 행사로 추가 상장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성장성에 대한 의심의 목소리가 나와 주가가 출렁이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DB금융투자는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수익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목표가를 2만4600원으로 제시했다. 이 여파에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난 1일 상장 후 처음으로 2만원대로 낮아졌고,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진화에 나섰다.

코로나19 이후 카카오와 계열사 주식을 사들인 개미 주주들의 타격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 소액주주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202만2527명까지 늘었다. 특히 지난해 공모주 열풍의 주역이었던 카카오페이의 소액 주주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29만1272명,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75만831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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