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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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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웃고’ 카카오는 ‘울고’…빅테크 희비 가른 건 ‘두나무’와 ‘카톡 개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0.01 14:00

두나무 품은 네이버, ‘디지털 자산’ 신성장 동력 확보

카카오톡 개편 역풍·사법 리스크 겹쳐 ‘주주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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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튼.

대표 빅테크 종목들의 주가 향방이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는 가상자산 강자 두나무와의 전격 제휴 소식에 연일 급등세를 타고 있는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톡 대개편'이 역풍을 맞으면서 상승 동력이 약화된 모습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 주가는 지난 25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2만 원대에서 27만 원대로 급등했다. 이 기간 상승률은 20.39%에 달하며 시가총액도 43조원을 넘어 코스피 10위권에 재진입했다.


주가를 밀어올린 건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 간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한 사실상 합병 추진 소식이다. 약 5조원 규모의 네이버파이낸셜이 기업가치 15조 원으로 평가되는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시장에서는 “형식상 두나무가 자회사가 되더라도, 최대주주는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 경영권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6년간 검색·쇼핑을 주력으로 해온 네이버가 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 자산을 택한 것이란 해석이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송 회장이 차세대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네이버의 신사업 전략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증권가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이 성사될 경우 송 회장은 합병법인 지분을 통해 네이버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고, 두 회사 모두 나스닥 상장 가능성까지 열리게 된다"며 “이른바 '윈윈 딜(Win-Win Deal)'"이라고 강조했다.


한때 40만원대를 찍으며 '국민주'로 불렸던 네이버는 이후 급락해 지난 8월엔 15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번 이슈로 반등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신사업 추진만으로도 주가 32만원까지는 무난하다"며 “합병 구체화에 따라 목표가를 추가 상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톡 업데이트가 역효과를 내며 주가 반등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 23일 열린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친구 목록을 피드형으로 바꾸고 숏폼 기능을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을 발표했지만, 이용자 반응은 싸늘했다.


메신저 본연의 기능과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앱 평점은 1.1점까지 곤두박질쳤다. 결국 카카오는 6일 만에 “연내 기존 UI를 복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하지 않아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도 냉담하다. 같은 기간 네이버가 20% 넘게 오르는 동안 카카오 주가는 4% 가량 하락했다. 여기에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방해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어 사법 리스크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음 달 21일 예정된 1심 판결 결과에 따라 금융당국의 제재가 뒤따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단기 희비는 엇갈렸지만 전문가들은 두 기업 모두 중장기 성장성은 견조하다고 평가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파이낸셜이 암호화폐 거래소와 스테이블코인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전체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도 “카카오톡의 피드화·숏폼 도입은 광고 매출 증대와 체류시간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일평균 체류시간이 22분에 불과한 현 상황에서 개선 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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