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물결은 이미 시작되었고 기회를 붙잡는 자가 곧 승자가 될 것입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전략에 관해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전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지난 대선 기간에 제시된 주요 공약 중 하나로 현재 정부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가상자산 기업 웨이브릿지와 매일경제TV는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비즈홀에서 글로벌 디지털 자산 컨퍼런스 '골든 웨이브 2025'를 열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한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포함해 디지털 자산 제도화 방안과 규제 환경에 관해 논의했다.
“카지노에 비유되던 크립토"…미국선 핵심 금융시장 편입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골든웨이브 2025'의 연사인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전 대표/사진=최태현 기자
민수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전 대표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크립토 시장은 카지노에 비유됐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이어 “불과 1~2년 사이에 시장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며 “미국에서 크립토는 주변부 금융이 아닌 핵심 시장으로 편입됐다"고 말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친크립토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7월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감독을 위한 규제에 관한 '지니어스법'을 통과시켰다.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들어오게 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1월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상장을 승인했다. 이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록랙이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 현물 ETF 상품을 출시했다. 미국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대장주의 현물 ETF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주요 알트코인 ETF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민 전 대표는 “미국은 그야말로 가상자산에 진심인 것 같다"며 “그에 비해 한국 정부와 금융기관 대응은 조금 느린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제일 기대하고 있는 게 비트코인 현물 ETF인데, 이게 계속 지연되는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ETF를 도입하면 여러 효과가 기대된다. 민 전 대표는 “가상자산 ETF를 도입하면 금융기관과 연기금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고 개인도 좀 더 안전하게 가상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등 여러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세계적 흐름에 거스를 수 없다는 점도 가상자산 ETF를 서둘러 도입해야 하는 이유로 꼽았다. 민 전 대표는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상장한 홍콩, 싱가포르, 일본 같은 경쟁국을 제치고 한국이 가상자산 아시아 허브로 자리잡으려면 가상자상 ETF 제도화가 시급하다"며 “크립토 자산이 기술적 우위에 있는데, 이것이 시장을 지배하는 걸 막을 수 없다면 빨리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수식어를 얻었고,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으로 금융 거래의 혁신을 이끌고,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통화 질서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화폐 제도와 금융의 역사적 관점에서 봐도 크립토는 21세기 금융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것"이라고 짚었다.
크립토 업계를 향해서도 용어와 상품을 대중 친화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 전 대표는 “크립토 업계에서 쓰는 용어는 외계어처럼 들린다"며 “일반인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설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의 선택은 결국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와 경험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한국이 개방한다(Korea is opening up)'는 주제로 한국의 디지털자산 시장이 글로벌 무대에서 '제도화된 성장 실험장'으로 부상하는 전환점을 알렸다.

▲2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골든웨이브 2025'의 참석자들/사진=최태현 기자
주요 연사진으로는 ▲민병덕 국회의원 ▲오종욱 웨이브릿지 CEO ▲정인철 매일경제TV 대표 ▲민수아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등이 참여했다.
▲릴리 리우(Lily Liu) 솔라나 재단 회장 ▲토니 아쿠냐-로터(Tony Acuna-Rohter) EDX Markets CEO ▲예샤 야다브(Yesha Yadav) 밴더빌트대 교수 ▲케닉스 찬(Kennix Chan) 빅토리 증권 전무 ▲신상훈 김앤장 고문 ▲라파엘 폴란스키(Raphael Polansky) BitMEX CGO 등 글로벌 디지털 자산 업계의 핵심 인사들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