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 CU 내 건강식품 특화존 모습. 사진=BGF리테일
건강기능식품이 세대를 아우르는 웰니스 아이템으로 주목받으면서 편의점업계의 새 전략 카테고리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 건기식 유통처인 약국뿐 아니라 이커머스, 헬스·뷰티용품점, 생활용품점 등으로 갈수록 판매처가 다양화되는 가운데, 편의점업계도 성장 정체의 위기를 뚫기 위한 해법으로 건기식 사업에 힘주는 것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이달부터 건기식 특화점 약 6000곳에서 10여종의 건기식 상품을 판매한다. 앞서 선보인 시범사업들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내년 1분기(1~3월)께 추진 예정이던 사업 전략을 6개월 가량 앞당긴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CU는 건강관리 전략 제품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해 10월에는 전국 3000개 점포를 건강식품 진열 강화점으로 선정해 40여종의 상품을 선보였으며, 지난해 12월부터는 K-푸드 특화 매장인 서울 명동역점에서 건기식 시범판매에 돌입했다. 올 6월 기준 건강식품 특화점 점포의 건강식품 매출은 일반 점포 대비 3배, 명동역점 건기식 매출은 운영 초기 대비 3.5배 각각 늘어나는 성과도 거뒀다.
CU는 유명 제약사와 협업한 소용량, 고품질, 합리적 가격의 제품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달 중순까지 건기식 특화점 신청 점포별로 인허가 취득·등록을 완료할 방침이다. 일반 식품처럼 판매가 가능한 건강식품과 달리, 건기식은 보다 엄격한 규제가 적용돼서다. 현행법상 건기식 판매를 위해선 관련 교육 이수 후 지방자치단체에 판매업 신고 등을 거쳐야 한다.
경쟁사들도 건기식 카테고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GS25는 하반기 중 일부 점포 대상으로 소용량 중심의 편의점 특성에 맞춰 비타민·유산균 등 30여종의 상품을 선보인다. 이마트24도 연내 일부 점포에서 건기식 상품 판매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세븐일레븐 역시 건기식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GS25 관계자는 “2013년 업계 처음으로 건기식 상품을 내놓았지만 당시 편의점에서는 지금처럼 건기식 구매 고객이 많지 않았다"며 “이에 가짓수를 줄여 선보여 왔는데 최근 건기식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확대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업계가 건기식 시장을 눈 여겨 보는 것은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19년 4조8936억원이던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440억원까지 급성장했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건강기능식품 소비층이 코로나19 이후 건강관리 트렌드에 힘입어 20대~30대까지 확산된 영향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다만, 지난해 유통채널 내 건강기능식품 판매 비중은 오픈마켓·소셜커머스 중심의 인터넷몰이 전체의 69.8%를 차지한다. 또, 약국 등 기존 사업자 이외 올리브영·다이소 등 유통업체들까지 건기식 판매에 뛰어들면서 여느 때보다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진 상황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24시간 운영 체제에 전국 단위로 높은 점포 접근성을 갖춘 것이 차별화된 무기"라며 “소용량 중심의 판매 전략까지 더해지면 선택적 구매 성향이 짙은 젊은 층 위주로 관심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