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서예온

pr9028@ekn.kr

서예온기자 기사모음




서울, 정원으로 물들다…보라매공원서 5개월간 박람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22 16:11

보라매공원에서 5개월간 펼쳐지는 국내 최대 정원박람회 개막
오세훈 시장·시민·기업이 함께 만든 ‘정원도시 서울’의 실험장
포켓몬·디올부터 반려동물·무장애 투어까지…일상에 스며드는 초록 전시

서울시 2025 국제정원 박람회

▲관람객들이 22일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보라매공원을 둘러보며 정원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서울시가 5개월간 '정원도시 서울'의 비전을 실현할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를 22일 개막했다. 박람회는 이날 오후 3시 30분 보라매공원 메인무대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0월 20일까지 총 152일간 시민과 관광객을 맞이한다. 정원 수는 총 111개, 참여 기업·기관도 111곳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개막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정원 작가, 기업 대표,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개막 선언과 시상식, 참여기업 환담, 정원 관람 등이 공식 일정으로 이어졌고, 뮤지컬 갈라쇼와 정원 열린음악회, 반려식물병원 체험, 테라리움 전시 등 다채로운 현장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됐다.


개막 이후에도 이달 23일 정원박람회 10주년 기념 토크콘서트, 한국조경가협회 주최 정원 토크쇼, 24일 오세훈 시장이 직접 참여하는 '정원도시 서울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행사에는 가수 브라이언, 조경가 이해인(HLD 대표), 김선미 기자가 패널과 사회자로 나선다.


올해 박람회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서울의 공원을 정원 중심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상형 박람회'로 기획됐다. 서울시는 매년 다른 공원을 순환 장소로 활용하며, 기존 도시공원을 점진적으로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전략을 세웠다.


김영민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이날 프레스투어에서 “서울형 박람회는 순천처럼 새 부지를 개발하는 방식이 아닌, 오래된 도시공원을 정원으로 재해석해 업그레이드하는 모델"이라며 “이번 박람회에서 조성된 정원 상당수는 축제 이후에도 존치돼, 시민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김 교수는 “이번 정원들은 단일 수종보다 다양한 식물종을 혼합해 생물다양성을 고려했고, 곤충이나 동물이 머물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디올이나 포켓몬 같은 브랜드 정원도 공공공간과 조화를 고려한 정교한 설계로, 단순한 홍보가 아닌 문화 콘텐츠로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국제공모로 선정된 작가정원 5개도 공개됐다. '제3의 플라타너스 숲', '네스팅(Nesting)', '영원한 생명의 정원', '더 라스트 밀(The Last Meal)', '워터루츠!(Waterrooots!)' 등은 '세 번째 자연'을 주제로,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정원이라는 공간으로 해석했다. 이외에도 기업·기관·지자체가 조성한 33개 테마 정원, 시민·학생이 만든 '동행정원' 등 총 111개 정원이 보라매공원 곳곳에 펼쳐져 있다.


디올이 연출한 '디올정원', 두나무의 감성 정원 '세컨포레스트', 포켓몬 메타몽 가든 등은 포토존 역할까지 겸하며 현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김 교수는 “특히 디올정원은 프랑스 전통 식재와 한국의 정원 미학을 결합한 매우 정교한 식재 구성"이라며 “대충 보면 지나치기 쉬운 깊이 있는 공간"이라고 소개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정원동행투어'는 무장애 동선으로 설계됐으며, 휠체어·유모차 이용자, 장애인, 다문화 가족 등을 위한 맞춤형 해설과 수어·영어 통역도 제공된다. 정원 결혼식 '가든웨딩', 정원 속 재택근무 콘셉트 '가든워케이션'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도 눈에 띈다.


지역 상생도 주요 기조다. 행사장 내에서는 푸드트럭, 정원마켓, 서로장터, 장애인 생산품 부스 등이 운영되며, 스탬프투어 참여자는 동작·관악구 상점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동작구는 박람회 기간 '동작사랑상품권'을 10% 할인된 가격으로 특별 발행해 관람객의 소비를 지역 상권과 연계하고 있다.


올해 박람회에는 서울시 예산 약 33억 원이 투입됐으며, 민간 기업들의 자발적 정원 조성 참여도 확대됐다. 김 교수는 “작년보다 기업 투자 규모가 늘었고, 공공 공간에 민간이 기여하는 선순환 모델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번 박람회가 시민 일상 속에 정원문화를 확산시키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관람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안전한 관람 환경 조성에도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박람회 일정과 정원 정보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