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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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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런 회사는 없었다…SK가스의 완벽한 리스크 헷징 구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12 06:00

1분기 LPG 판매량 14% 감소 불구 호실적 기록

울산지피에스 영업이익 514억, 영업이익률 22.3%

LPG·LNG 겸용발전으로 발전이익 극대화 가능

다양한 수요처 확보 및 해외 트레이딩으로 재고 헷징

수소발전 및 전력트레이딩으로 미래 전력시장 및 탄소중립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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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 자회사인 울산지피에스의 LPG·LNG 겸용 가스터빈. 자료=울산지피에스 홈페이지

SK가스가 지난해 말부터 본격 상업가동한 발전소 울산지피에스(GPS) 덕분에 올 1분기 실적이 대폭 향상됐다. 본류 사업인 LPG 수요가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뤄진 실적 상승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SK가스는 LPG 수입 및 공급, 발전, 화학사업에 이어 LNG 직수입, 트레이딩, 수출입 터미널사업까지 에너지 중하류 분야에서 거의 모든 밸류체인을 구축함에 따라 가격을 넘어 수요공급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가스는 1분기 매출액 1조8270억원, 영업이익 1129억원, 당기순이익 873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9% 증가, 영업이익은 51.3% 증가, 당기순이익은 330.3% 증가했다.


사업별 실적에서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


SK가스의 본류사업은 LPG 판매이다. 1분기 LPG사업의 영업이익은 4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나 감소했으며, 영업이익률은 1.3%에 불과했다.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1분기 LPG 판매량은 160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감소했다. 해외 판매는 0.8% 감소했고, 석유화학 및 산업체 판매량은 무려 46.5%나 감소했다. 대리점 판매는 1.2% 소폭 증가했다.


울산지피에스가 LPG사업 부진을 만회했다. 1분기 발전사업 영업이익은 51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22.3%를 기록했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사들이는 계통한계가격(SMP)이 kWh당 116원으로 저조했지만 전력판매량 1664GWh를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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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이후 현재까지 LPG와 LNG 간의 열량당 가격에서 총 4번의 교차가 있었다. 자료=SK가스 1분기 실적자료

울산지피에스 발전소는 기존 LNG발전소와 다르다. 이 발전소는 연료로 LPG와 LNG를 모두 사용할 수 있다. 독일 지멘스의 LPG·LNG 겸용 가스터빈 410MW 2기와 지멘스의 392MW 스팀터빈 1기가 장착돼 있다.


SK가스는 이를 통해 열량당 LPG와 LNG 가격에 따라 연료를 바꿔 사용함으로써 경제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기존까지는 LNG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으나, 2022년 2월 러-우 전쟁 이후 LNG 가격이 급등하면서 LPG와 LNG 가격은 높고 낮음이 교차되고 있다.


SK가스 1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2022년 이후 올해 1분기까지 LPG와 LNG의 열량당 가격은 총 4번의 교차가 발생했다. 현재는 LNG 가격이 더 비싼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한다. LPG와 LNG의 변화무쌍한 발전연료 수요에 맞춰 유연한 해외 수입이 이뤄져야 하고, 재고 해소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 LPG는 충분한 수요처를 두고 있다. 석유화학 관계사인 SK어드밴스드와 산업체, 대리점 등을 통해 얼마든지 재고 해소가 가능하다.


관건은 LNG이다. SK가스는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는 해외 트레이딩 자회사인 SK가스인터내셔널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 있다. 울산지피에스는 SK가스인터내셔널로부터 LNG를 직수입하고 있는데, 필요물량만큼 LNG를 구매함으로써 재고 문제를 해소하고, SK가스인터내셔널은 트레이딩으로 보유 물량을 해소한다.


SK가스가 미래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전력 트레이딩과 수소이다. 가스발전을 갖고 있기 때문에 수소혼소를 통해 탄소중립시대에 청정발전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한국석유공사와 합작으로 설립 운영 중인 울산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에 청정수소(암모니아) 저장시설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배터리ESS를 통해 여유분의 저렴한 전력을 저장했다가 가격이 비쌀 때 되파는 전력 트레이딩사업도 미국에서 이미 상업 운영 중이다. 향후 한국 시장에 실시간 전력요금 시장이 열리면 곧바로 론칭이 가능하다.


SK가스 주가에도 이러한 탄탄한 사업력과 성장성이 반영돼 1년전 주당 17만원대에서 현재 23만원대로 오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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