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국과 무역 협정을 타결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영국산 수입품 대한 '품목별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고 영국은 미국 제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이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개별 국가와 협상을 거쳐 합의에 도달한 첫 사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과 획기적인 무역 협정에 도달했다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기쁘다"며 미국과 영국이 통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번 합의로 미국 수출품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시장 접근성이 향상될 것"이라며 “미국산 쇠고기, 에탄올을 포함해 우리의 위대한 농부들이 생산하는 사실상 모든 제품에 대한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합의의 세부적인 사항은 추후 몇 주에 걸쳐 협상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유선으로 참석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번 합의는 양국간 무역을 촉진할 것이고, 일자리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장 접근을 개방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양측 정부는 여전히 많은 세부 사항에 대해 타결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힘든 과정인 만큼 합의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그럼에도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은 영국에 대한 10% 기본 관세를 유지하되 연간 10만대의 영국산 자동차에 한해 품목별 관세를 기존 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또 롤스로이스가 제조하는 항공기용 엔진과 부품은 무관세가 적용되고 영국은 100억달러 규모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할 예정이다. 영국은 이어 미국산 제품을 빠르게 통관하고 에탄올, 소고기, 기계류, 모든 농산물에 대한 시장을 개방하기로 했다.
다만 영국산 쇠고기에 대해선 1만3000톤이 무관세 쿼터가 적용받는 반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식품 기준이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영국 정부는 밝혔다.
미국과 영국이 발표한 합의 내용이 서로 맞지 않는 경우도 일어났다.
영국 정부가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영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폐지된다. 그러나 미 백악관이 발표한 팩트시트에선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합의안에 대해 협상할 것"이라며 영국 정부와 다른 입장을 냈다.
또 민감한 사항 중 하나인 미국 빅테크에 대한 디지털세는 이번 무역합의에 따라 인하되지 않았다.
상호관세를 90일간 전격 유예한 트럼프 정부는 한국, 일본, 인도, 이스라엘 등 주요 무역 국가와 관세와 비관세 장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영국 이외에 인도 등과도 원칙적인 합의에 근접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이날 영국과의 합의로 관세율이 10%로 낮아진 것과 관련, 다른 국가에도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들(영국)과 좋은 합의를 했기 때문에 낮은 숫자가 나왔다"며 “다수, 일부 국가들은 (관세율이) 더 높을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다른 국가들과 무역협상에도 관세 인하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45%에 달하는 대(對)중국 관세와 관련해 “더 오를 수 없다"며 “앞으로 인하될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