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EPA/연합)
미국 정부가 전임 바이든 정부에서 마련했던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을 폐기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은 주요 테크 기업들과 해외 정부로부터 강한 반발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날 “바이든 정부의 AI 규칙은 지나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며 미국의 혁신을 방해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를 훨씬 단순한 규정으로 대체, 미국 혁신을 촉진하고 AI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15일 발효되는 관련 조치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신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새 규칙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여기에는 말레이시아, 태국 등 중국으로 미국 반도체를 재수출한 국가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가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정부는 새 규칙을 마련하기 전까지 기존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엄격히 집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정부는 이르면 목요일(8일) 관련 내용을 발표할 수 있다고 한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말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정권 말인 지난 1월 'AI 확산 프레임워크'(Framework for Artificial Intelligence Diffusion)라는 이름의 AI 반도체 수출통제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시스템은 전 세계 국가를 ▲ 한국 등과 같은 동맹 및 파트너 국가 ▲ 일반 국가 ▲ 중국, 러시아, 북한 등과 같은 우려 국가로 등급을 나눠 구분하고 등급에 맞춰 차별적으로 AI 반도체에 대한 수출 통제를 하는 방식이다.
이 조치에 따라 동맹국에 대한 수출은 제한이 없으나 일반 국가 범주에 속할 경우에는 수출 상한선이 설정된다. 또 우려 국가에 대한 수출은 통제하도록 했다.
트럼프 정부의 이번 AI 반도체 수출통제 정책 폐기 방침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앞두고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를 순방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2023년부터 반도체 수출 통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이번 정책 폐기만으로 반도체 관련 제한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미국과 협상할 수 있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일부 중동 국가들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를 해제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할 수도 있다"며 “곧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