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인민은행(사진=로이터/연합)
미국과 관세 전쟁을 벌이는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 시장 심리 안정화를 위해 대규모 돈풀기를 펼치면서 내수 부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판궁성 중국인민은행장은 7일 브리핑에서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현행 1.5%에서 1.4%로 낮췄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가 0.1%포인트 낮아지고 지급준비율(RRR·지준율) 또한 0.5%포인트 인하될 것이라고 판 행장은 덧붙였다.
판 행장은 “지준율 인하로 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92조원)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별도의 성명을 발표해 7일 역레포 금리인하는 오는 8일부터 시행되고 RRR 인하는 15일부터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또 자동차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현행 5%인 자동차금융사와 금융리스사의 지급준비율은 아예 없애기로 했다.
판 행장은 이어 구조적 통화정책 도구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다고도 발표했다. 여기에는 각종 특별 구조적 도구 금리와 농촌·소기업 지원 재대출 금리 등을 모두 1.75%에서 1.5%로 낮추는 것과 담보보완대출(PSL) 금리를 2.25%에서 2%로 인하하는 것이 포함된다.
그는 또 '주택공적금'(住房公積金·주택 매입을 위해 기업과 노동자가 공동 부담하는 장기 적금) 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고 만기가 5년인 첫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를 2.85%에서 2.6%로 낮추는 등의 금리 정책도 함께 공개했다. 이를 통해 매년 이자 부담이 200억위안(약 3조9000억원) 경감될 것이라고 판 행장은 내다봤다.
판 행장은 이날 내수 촉진과 노인 돌봄 등을 위한 재대출 5000억위안(약 96조원)을 신설하고, '과학·기술 혁신 및 기술 개조 재대출' 한도를 현행 5000억위안에서 8000억위안(약 154조원)으로 3000억위안 늘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자본시장 지원을 위한 양대 정책 도구를 개선해 증권·기금·보험회사 대상 스왑 5000억위안(약 96조원)에 주식 자사주 매입·증자 재대출 3000억위안(약 58조원)을 더해 총 8000억위안(약 154조원) 규모를 운용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 당국은 내수·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거시경제 기조로 재정적자율 인상과 지방정부 특별채권 발행 증대 등 '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지준율·금리 인하 등 '적절히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설정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와 관세 전쟁으로 미국과 교역이 사실상 중단되자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큐 등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부양 패키지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력하다"며 “이는 정책입안자들이 경기 부양과 성장 촉진에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OCBC 은행의 프란시스 청 금리 전략가는 “이번 발표는 유동성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시장과 경제를 촉진시키기 위한 조직적인 노력을 반영한다"며 “경제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은 관세에 맞서는 좋은 전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