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사진=AFP/연합)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등장으로 엔비디아를 포함한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세계 주요 갑부들의 자산도 덩달아 크게 쪼그라들었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나스닥지수와 기술주 투매로 전 세계 부자 500명의 자산이 총 1080억달러(약 155조원) 증발했다. 지난 24일 종가 기준으로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약 160조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딥시크 돌풍으로 하루 만에 SK하이닉스 시총과 비슷한 자산이 증발한 것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가 집계한 결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은 하루 만에 20% 감소한 201억달러(약 29조원)으로 집계됐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의 경우 226억달러(약 32조원)의 자산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황 CEO보다 규모가 크지만 하락률은 12%에 그쳤다.
델의 마이클 델(-130억달러), 바이낸스의 창펑 자오(-121억달러) 등도 막대한 자산이 증발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2.47포인트(3.07%) 급락한 1만9341.83에 거래를 마쳤다.
딥시크가 개발한 저비용 AI 모델이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AI 관련 과잉투자 우려를 키우면서 기술주 전반의 매도세를 불러왔다.
AI 열풍을 주도한 엔비디아는 이날 17% 급락하며 나스닥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브로드컴은 17.4% 떨어지며 낙폭이 더욱 컸고, 오라클(-13.8%), 슈퍼마이크로컴퓨터(-12.5%),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1.7%) 등도 두 자릿수대 낙폭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이날 9.4% 급락했다.
올해 들어 주가가 급등했던 전력 인프라, 원전, 발전업체들도 전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신규 데이터센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에 급락했다. 비스트라 에너지가 28.3% 떨어졌고, 미 원자력 에너지 1위 업체인 콘스텔레이션 에너지는 20.9% 급락했다.
반면 메타 주가는 반등에 성공하면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자산은 43억달러(약 6조1898억원) 증가했다. 저커버그는 최대 650억달러를 AI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고 밝히는 등 딥시크 충격에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 마크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의 자산도 6억3200만달러(약 9097억원) 증가했다. 이날 아마존 주가는 전장대비 0.24% 상승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