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사들의 어려움이 길어지고 있다. 중국 등 국내·외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고 수입산 철강재 유입도 여전히 많은 탓이다.
2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국내 조강생산량은 2638만7000t로 전년 동기 대비 6.2% 축소됐다. 특히 4월과 5월에는 감소폭이 10%를 넘었다.
포스코의 경우 6월까지 포항 4고로 개수 및 일부 압연 라인 수리로 인해 판매량도 줄었다. 판가 인상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 확대에도 실적 하락이 점쳐지는 까닭이다. 투입원가가 높아진 것도 언급된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 2분기 포스코 철강사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0조2980억원·8411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2%, 36.4% 가량 낮은 수치다.
현대제철도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 원재료값 하락 및 자회사 수익성 개선 보다 판재류·봉형강 판매량이 예상을 밑도는 등 부정적 영향이 크게 나타난 셈이다.
현대제철은 연결 기준 매출 6조1052억원·영업이익 1071억원을 거둘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출은 14.5%, 영업이익은 77.0% 하락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개·보수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 수치가 더욱 하락하게 된다.
세아제강 역시 탄소강관 스프레드 축소와 국내 판매량 감소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매출(4400억원)은 13.7%, 영업이익(281억원)은 58.0% 가까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세아베스틸의 매출(1조원)과 영업이익(470억원)도 각각 9.8%, 42.9% 가량 낮아질 전망이다. 평년 수준을 하회하는 판매량과 자회사 세아창원특수강 역시 스테인리스 업황 둔화를 비롯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과 대한제강도 철근 수요 부진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동국제강이 △원가 절감 △야간 조업 △월말 휴동 △재고자산 축소 운영 △수출 판로 확보 등으로 난국을 견딘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상황이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KIET)이 업종별로 조사한 결과 7월 철강업종의 업황 현황 서베이 지수(PSI)는 78로 집계됐다. 6월에 비해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8월 전망 PSI도 78로 기준치(100)를 크게 밑돈다. 비수기에 진입했을 뿐더러 생산원가 상승과 가동률 저하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불어나는 점 등이 거론됐다. 중국 3중전회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것도 수치를 끌어내리고 있다.
3분기의 경우 제품 스프레드가 2분기와 유사하게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추석 연휴가 있어 조업일수가 줄어든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비용 상승, 수출국 경기 둔화, 수출 채산성을 비롯한 요소도 지속되고 있다"며 “철광석·유연탄값이 하락하는 것도 수요 감소의 영향인 만큼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