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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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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 핵심은 가격…선거·정권 교체에 휘둘리지 않아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09 15:25

에너지통상포럼 정용헌 교수와 이호무 에경연 본부장 일제히 지적

“가격 안 올리는 것은 암 걸릴 거 알면서도 담배 피는 행위와 같아”

원가 못 미치는 가격으로는 청정에너지 육성 및 탄소중립 불가능

8일 서울 무역협회에서 열린 제1회 에너지통상포럼에서 정용헌 전 아주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8일 서울 무역협회에서 열린 제1회 에너지통상포럼에서 정용헌 전 아주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화석연료에서 청정에너지 체제로 바꾸는 에너지전환의 핵심 요인은 '가격'이라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했다. 에너지 가격이 일정 수준으로 형성돼야 청정에너지산업이 육성되고, 에너지 소비가 줄며, 에너지효율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치적 결정에 의해 에너지 가격이 국제 가격보다도 낮게 형성되고 있어 탄소중립 달성이 힘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전날 열린 제1회 에너지통상포럼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에너지 가격이 현실화되지 못하면 에너지전환 및 탄소중립에 성공할 수 없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발제자로 나온 정용헌 전 아주대 교수는 “2050년 탄소중립은 모든 사람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러면서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탄소중립은 그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고, 정부도 어정쩡한 상태에 있다"며 “혜안을 갖고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에너지전환의 핵심 요인으로 기술, 인프라, 가격, 정치를 꼽으며 그 중에서도 가격과 정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낮은 에너지 가격을 담배 피는 것에 비유하며 “(사람들은) 암에 걸릴 것을 알면서도 담배를 계속 핀다. 이는 선출직이 유권자에 돈(에너지 가격 인상)을 내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즉, 지금 에너지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달성이 불가능한데, 정치인들은 당장의 표와 이익을 위해서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비판한 것이다.




정 교수는 블룸버그NEF 통계를 인용해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전 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해 연간 3조달러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실제 투자액은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연평균 1조달러가량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발제자인 이호무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기후정책연구본부장은 콕 집어서 '전기요금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2022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6.5억톤으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감축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나 원전 증가 등의 구조적 요인과 산업 생산 감소 등 비구조적 요인이 혼재돼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우리처럼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가진 여타 주요국에 비해 우리나라 감축 속도는 매우 가팔라야 한다는 점은 전기요금 현실화와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에너지 공급의 탈탄소화 함께 수요의 합리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환경 및 사회적 비용 전가를 통해 에너지 가격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이는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으나 탄소중립을 위해서 수요를 줄이는 것이 최우선임을 고려한다면 반드시 이행돼야 하는 과제이고, 에너지 효율 투자도 활성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기요금 현실화는 에너지 섹터커플링 차원에서도 중요성을 갖는다. 에너지 섹터커플링이란 에너지 시스템 간의 연계를 뜻한다. 쉽게 말하면 기존에는 자동차 연료와 전력 간에 연계성이 없었으나, 전기를 동력원으로 쓰는 전기차가 보급되는 등 모든 부문의 전기화가 확대되면서 연계가 가능해졌다.


에너지 섹터커플링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예들 들면, 전기요금이 실시간으로 책정되는 상황에서 한낮에 태양광 발전량이 많아져 요금이 내려갈 경우 전기차 차주들이 충전을 함으로써 기존에는 컷테일(송전 중단)로 버려지던 전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에너지 섹터커플링이 가능하려면 전기요금 현실화가 전제돼야 한다.


현재 전기차 차주들은 한전이 제공하는 낮은 요금으로 책정된 전기를 주로 사용한다. 이에 비해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에너지로 만든 전기요금은 이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한전의 전기요금이 청정에너지 전기요금 수준으로 맞춰져야만 청정에너지산업이 활성화 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OECD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kWh당 106.8원으로 OECD 38개 회원국 중 35위이고, 산업용 요금은 95.3원으로 36개 회원국 중 33위이다. 한전은 원가에도 못 미치는 요금으로 인해 현재 202조원의 부채를 갖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도 마찬가지로 현재 한국가스공사의 천연가스 도매요금은 MJ당 주택용 19.4395원, 산업용 19.1908원으로 이는 원가의 78% 수준이다. 가스공사 부채는 47조원이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원가에도 못 미치는 에너지 가격으로는 청정에너지산업이 살아남을 수 없고, 탄소중립도 불가능하다"며 “선거나 정권 교체 때마다 탄소중립 정책이 휘둘리지 않도록 독립기구를 설치하는 등 강력하고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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