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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강업 CI |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대원강업의 창업주 3세들의 지분이 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지분율도 미미하고 회사와 관계없는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승계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알려졌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대주주 측 지분이 최근 감소하면서 취약한 지분을 보강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7일 대원강업에 따르면 최근 허재철 회장의 장녀인 허승원 씨와 차녀 허수원 씨가 회사의 지분을 꾸준하게 모으는 중이다.
지난해 초 기준 허승원 씨의 지분율은 1.30%에서 2.23%까지 늘었고 허수원 씨도 1.85%에서 일 년여 만에 2.56%까지 증가했다.
두 사람이 지분을 사들이는 것은 지난해 회사의 주인이 허씨 일가에서 현대백화점으로 바뀐 일로 오너 일가 내부에서 분열이 생긴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원강업은 2022년까지 허씨 일가의 오너 기업이었다. 하지만 2022년 말 허재철 대원강업 회장이 맏사위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그린푸드에 자신과 형제들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됐다.
이 과정에서 당시 이사회 의장으로 있던 허승호 전 의장의 반발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허 전 의장은 창업주인 허주열 명예회장의 장손으로 당시 허 회장 다음으로 지분이 많았다.
의장직의 8회 연임에 성공할 정도로 입지가 탄탄했던 허 전 의장은 지난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추천이 아니라 주주제안을 통해 이사회 잔류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후 허 전 의장은 회사 측과 등을 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허 전 의장이 보유 중인 지분 354만4981주(5.72%)는 임원 퇴임에 따라 대원강업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측 지분에서는 빠져있지만, 5% 이상 주주 명단에는 허 전 의장이 이름과 지분이 올라온 상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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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호 전 의장의 현재 지분율 관련 내용. 특수관계인 지분에서는 빠졌지만 주식을 유지 중이다. 출처 : 대원강업 분기보고서 |
결국 대원강업의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허 전 의장의 퇴임 전 42.68%에서 퇴임 이후 36.96%로 줄었다. 만약 향후 상법에 따른 ‘개별 3%룰’(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 개별 3% 이하로 제한)이 적용되는 감사위원 선임 안건이 있을 경우 의결권은 12.60%까지 줄어드는 수준이다.
이에 허 회장의 두 자매가 나서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사람은 그동안 회사와 거리를 둬왔다. 2010년대부터 2022년까지 두 사람의 대원강업 지분율은 1%대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두 사람의 지분 매입이 본격화됐다.
허수원 씨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장내에서 지분 매수를 시작해 그동안 꾸준히 지분을 사들였다. 가장 최근은 지난 9일로 이날 683주를 사들이며 총 158만7243주를 보유 중이다. 10개월만에 44만주 넘게 확보하며 약 2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허승원 씨는 지난해 5월부터 지분을 매수하기 시작했으며 지난 5일에도 3만4438주를 사며 총 138만주를 확보했다. 9개월여 동안 50억원이 넘는 주식매수용 자금을 지출했다.
두 사람의 지분 증가로 현재 대원강업의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38.47%로 허 전 의장의 퇴진 이후 1.51%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5%가 넘는 허 전 의장의 지분율이 특수관계인에서 벗어나 아직 살아있다는 것은 현대백화점 측이 새로 꾸린 경영진 입장에서 불안 요소"라며 "향후 행동주의 등 주주운동이 벌어질 것도 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k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