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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거리두나… 국민연금, 이노베이션 지분율 줄였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09 15:12

SK이노베이션 지분율 12년만에 7%대로 줄어



국민연금, SK온 분할상장서 11번가 사태까지 갈등



SK vs 국민연금 크고 작은 갈등 계속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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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CI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SK이노베이션의 국민연금 지분율이 12년 만에 7%대로 떨어졌다. 지난 2020년에는 최고 11%대를 넘기도 했지만 최근 지분율은 지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투자목적을 수차례 변경하는 등 고민이 깊은 모습이었다. SK이노베이션 외 다른 SK그룹의 상장사에 대한 지분도 줄인 점도 눈에 띈다.


◇ 국민연금, SK이노베이션 지분율 7%로 낮아져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확인한 결과 지난 8일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의 지분율이 기존 8.25%에서 최근 7.21%로 낮아졌다고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의 국민연금 지분율이 7%대를 기록한 것은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 공시 기준 지난 201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 목적을 수차례 바꾼 바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0년 2월 ‘단순투자’ SK이노베이션 주식의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로 바꿨다. 단순투자는 차익실현만이 목적이지만 일반투자는 배당이나 임원의 보수, 서한(공개·비공개) 발송, 주주대표소송 제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 2021년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사업 부분을 분할해 SK온을 설립할 때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후 국민연금은 지난해 6월 SK이노베이션에 대한 투자목적을 일반투자에서 바꾸기도 했지만 2개월만에 다시 일반투자로 보유목적을 다시 되돌렸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꾸준히 8%대 지분율을 유지했지만 최근 5개월여만에 1% 이상의 지분을 팔았다.


◇ 국민연금, 11번가 사태로 손실 확정적…SK에 ‘섭섭‘


이같은 국민연금의 움직임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금이 SK에 실망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SK그룹이 11번가를 두고 보인 결정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SK그룹은 최근 11번가에 대한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을 포기하면서 11번가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들의 반발을 샀다. 11번가에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한 기관이 국민연금이다. 지난 2018년 11번가를 운영하던 SK플래닛은 나일홀딩스컨소시엄에 지분 18.18%를 넘기면서 5000억원을 투자받았다. 나일홀딩스컨소시엄은 국민연금이 3500억원, H&Q코리아파트너스가 1000억원, MG새마을금고가 500억원 투입해 구성했다. 당시 11번가의 기업가치를 2조7500억원으로 본 것이다.

당시 계약에는 2023년 9월 30일까지 11번가가 기업공개(IPO)를 못하면 컨소시엄이 SK의 보유 지분을 가져가 강제 매각하는 드래그얼롱(Drag along) 조항을 넣었다. 대신 FI들이 SK가 11번가 IPO를 실패하면 행사하는 풋옵션(미리 정한 가격에 자산을 팔 수 있는 권리)은 넣지 않았다. SK가 드래그얼롱까지 행사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와 선의 덕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SK는 11번가가 IPO를 못하자 손절에 나섰다. FI에 투자금을 돌려주는 게 아니라 투자자들이 회사를 직접 매각하고 알아서 원금을 챙겨가라고 한 것이다. 이미 몸값이 5000억원대로 떨어져버렸다는 점에서 국민연금 등 11번가에 투자한 FI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 국민연금, SK그룹 일부 주식도 던지나


한편 국민연금은 이번에 SK이노베이션 외 다른 SK그룹 일부 종목에 대해서도 지분율을 낮췄다.

SK가스 지분율은 6.02%에서 5.01%로 낮아졌고, SKC도 7.80%에서 5.76%로 조정했다. SK리츠도 5.48% 보유에서 3.96%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과 SK의 갈등은 역사가 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지난 2016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주)의 대표이사에 복귀하려하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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