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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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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車 '역대 최다' 판매…기계공학 노하우 먹혔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27 14:09

올해 전 세계에서 76만7000대 판매…국내 전체 실적 中 HEV 비중 21%



엔진·변속기 기계공학 역량 기반…'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독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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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는 1.6L GDI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모형도를 27일 공개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국내 하이브리드 자동차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기아는 올해 전 세계에서 76만7000대의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최다 판매량이다.

27일 현대차·기아는 올해 11월까지 국내에서만 하이브리드차 총 25만4258대를 판매, 전체 실적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1%에 달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차량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11월까지 해외시장에서 총 51만3000대(선적 기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했다. 올해 들어서만 전 세계에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76만7000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한 것이다.

이 같은 선전은 그동안 꾸준히 기술력을 쌓아온 현대차·기아의 선제적 대응력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1년 현대차·기아가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했던 선택이 하이브리드 시장 경쟁에서 다른 업체들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기아는 2011년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쏘나타·K5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엔진과 변속기 개발을 통해 축적한 기계공학 역량이 기반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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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지난 8월 싼타페 하이브리드 차량에 현대차그룹이 직접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를 처음으로 탑재했다.


현대차는 1991년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개발 엔진인 ‘알파 엔진’을 시작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위치로 올려놓은 수없이 많은 엔진을 개발해 왔다.

2019년에는 엔진의 종합적인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CVVD는 엔진의 작동 조건에 따라 흡기 밸브가 열려있는 기간을 최적화하는 기술로, 첨단 엔진 제어 기술력과 함께 발상을 전환하는 창의력이 접목된 결정체로 꼽힌다. 또 2009년에는 완성차 업체로는 세 번째로 6단 자동변속기 독자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수십 년간 축적해 온 기계공학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대차·기아는 경쟁사가 가지고 있던 특허를 피하면서도 구동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초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

또한 현대차·기아는 다양한 차급으로 확대 적용을 위해 크고 작은 배기량의 엔진과 결합시켰으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DCT 변속기를 장착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에는 180마력을 자랑하는 1.6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여기에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해 첨단 소재 기술을 활용,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중량을 저감하는 한편, 회생제동 개입 수준을 조절하는 패들 시프트(paddle shift)를 적용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직접 개발했다. 지난 8월 출시한 싼타페 하이브리드에는 현대차그룹이 직접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가 처음으로 탑재됐다.

현대차·기아는 당분간 지속될 하이브리드차 성장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효율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202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고성능 엔진과 결합될 예정이며 연비 측면에서도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동화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급증하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고객들에게 더 나은 운전 경험과 친환경 차량에 대한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기술 개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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