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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반도체 경쟁력 놓고 신경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10 08:00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반도체 시장서 서로 '1위' 자신



SK하이닉스, 5세대인 HBM3E 개발 완료…내년 상반기 본격 양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독점 HBM3 엔비디아에 공급하며 최대 공급사 확보

HBM반도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인공지능(AI)의 성장으로 차세대 D램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향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재점화되고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양사는 HBM 반도체 점유율을 두고도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10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전 세계 HBM 시장 규모가 지난해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51억7700만달러(6조8000억원)으로 연평균 36% 넘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도 "양산 품질 등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가장 앞서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50%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40%, 마이크론이 10%로 뒤를 이었다.

다만 삼성전자는 트렌드포스의 HBM 시장 점유율 조사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는 사내 소통행사를 통해 "삼성전자의 HBM 제품 시장 점유율은 여전히 50% 이상"이라고 말하며 트렌드포스의 조사 결과와는 달리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1위라는 것을 돌려 전했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경쟁사에 대한 언급이나 지적은 자제하는 업계 관행을 깨고 서로 자사의 기술 우위를 강조하며 자사 HBM 우수성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전하며 HBM 반도체를 향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3년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데 이어 2021년 4세대인 HBM3를 선보이며 기술 개발을 주도해 왔다. 지난달에는 5세대인 HBM3E 개발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내년 상반기 본격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이번 HBM3E는 AI용 메모리의 필수 사양인 속도는 물론, 발열 제어, 고객 사용 편의성 등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충족시켰다. 초당 데이터 처리용량은 최대 1.15TB(테라바이트)로, 풀HD급 영화 230편 이상을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SK하이닉스는 "당사는 HBM3를 독점적으로 양산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 성능이 구현된 확장 버전인 HBM3E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업계 최대 HBM 공급 경험과 양산 성숙도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부터 HBM3E 양산에 들어가 AI용 메모리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역시 HBM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에는 SK하이닉스로부터 HBM3를 독점 공급 받아온 엔비디아에 HBM3 샘플을 보냈다. 이르면 다음달부터 공급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와 함께 HBM 시장에서 최대 고객사를 확보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와 AMD에 HBM3는 물론 GPU용 첨단패키징 서비스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HBM 설계와 생산부터 2.5D 첨단 패키징까지 이어지는 턴키(일괄 생산) 생산체제를 유일하게 구축하고 있다. 패키징 기술은 향후 파운드리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AMD로부터 HBM3 최종 품질 승인이 완료된 것으로 추정돼 4분기부터 HBM3 공급을 시작할 것"이라며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들로도 HBM3 신규 공급이 예상돼 내년 삼성전자 HBM3 고객은 최대 10개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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