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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함에 따라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이사 부회장 등 보험업계 내 부회장의 활약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금융지주사 내 부회장직의 경우 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으로 불리며 경영능력을 검증받는 직급인 반면, 보험업계 내 부회장은 사장 재임 기간 압도적인 경영능력을 보여준 CEO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경영에 힘을 실어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여승주-김용범-조용일, 경영능력 입증...업계 안팎 두터운 신임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여승주 부회장과 김용범 부회장, 조용일 부회장 등 보험업계 내 대표 부회장 3인은 뛰어난 경영능력으로 오너일가와 회사 임직원들의 신임을 받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여 부회장은 1960년생으로 한화그룹 경영전략실 전략팀 팀장, 부사장과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이달 1일자로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한화그룹은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여 부회장을 승진시키고,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에 김영훈 전략기획실장을 내정하는 식으로 인사 규모를 최소화했다.
특히 한화그룹이 이번 인사에서 유일하게 여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변화보다는 안정, 위기 속 기회를 잡고, 사업 및 전략 전문성이 검증된 대표이사를 선제적으로 선임하겠다는 그룹의 방향성을 고려한 결과로 읽힌다.
◇ 여승주 부회장, 영업력 강화-글로벌 시장 확대 성과
실제 여 부회장은 2019년 3월 각자대표로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고, 같은 해 12월 단독대표에 올랐다. 그는 취임 이후 보험 본연의 경쟁력 강화, 보험판매채널 확대, 글로벌 시장 확대 등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1년 4월 제판 분리를 통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를 출범시켰으며, 올해 1월에는 피플라이프를 인수하며 영업력을 강화했다. 올해 같은 경우 보장성 보험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한 결과 상반기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이 5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1% 증가했다.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6% 성장한 7038억원이었다. 한화생명은 여 부회장 체제 아래 올 하반기 신계약 보험서비스마진(CSM) 극대화, 영업기반 확대, 디지털 인프라 고도화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 김용범 부회장, 메리츠금융 역사 바꿔...현대해상은 상반기 ‘주춤’
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은 내부적으로 메리츠금융의 역사는 김 부회장이 오기 전과 오고 난 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그룹은 물론 보험업계 내에서도 존재감이 확실하다. 2015년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3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을 경신하며 2017년 말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2016년까지만 해도 장기인보험 분야에서 손보업계 만년 5위에 머물렀지만, 김 부회장이 영업조직, 상품 등 체질개선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단숨에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의 독주를 위협하는 회사로 거듭났다.
2015년 3월 기존 본부, 지역단, 점포라는 3단계 영업 관리 조직에서 본부 및 지역단을 모두 없애고, 본사 밑에 영업점포로 직결되는 구조로 슬림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부회장은 이를 통해 절감된 영업관리 비용을 상품경쟁력 및 수수료 재원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나아가 영업설계사가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별도의 자격 없이 영업 관리자인 본부장으로 승격해 산하 본부의 성과만큼 월 단위로 업계 최고 수준의 보상을 지급하도록 했다. 이는 영업활동 당사자인 설계사가 행복한 회사로 만드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그 결과 메리츠화재의 별도 기준 순이익은 2015년 연간 1713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누적 839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년 전보다도 25% 증가했다.
조용일 현대해상 부회장은 2020년 대표이사로 발탁된 이후 작년 말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수익 중심의 내실 성장이라는 목표 아래 꾸준한 매출 성장, 안정적인 이익을 올린 결과다. 현대해상은 올해도 이익 기반 내실 경영, 미래 성장 기반 확보 등을 추진 중이다. 다만 보험사들이 대체로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과 달리 현대해상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7804억원, 순이익 578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9.1%, 15.8% 감소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호흡기 질환이 늘면서 실손보험금 청구액이 증가한 영향이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