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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우려 커지는데…딜레마 빠진 인터넷은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04 16:06

당국 카카오·케이뱅크 가계대출 점검

인뱅 주담대 늘어나자 당국 경고



중저신용자 확대로 건전성 지표 악화

"충당금, 포트폴리오 안정화 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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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 담보대출 확대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경고하며 가계대출 취급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인터넷은행은 설립 취지에 따라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리고 있는데, 부실 지표 악화로 이어지고 있어 리스크 관리를 위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7일까지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 점검을 실시한다. 오는 11일부터 14일까지는 케이뱅크에 대한 가계대출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토스뱅크는 아직 주담대를 판매하지 않아 현장 점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금융당국이 인터넷은행 대상으로 현장 점검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지난달부터 10월까지 은행들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취급 실태 종합 점검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경우 올해 주담대 증가세가 심상치 않아 금융당국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주담대를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냐는 비판적인 시각을 금융당국은 가지고 있다.

인터넷은행 업계에서는 정책적 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 부실 지표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담보대출 확대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안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실제 인터넷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69%로, 전분기 말 대비 0.03%포인트(p) 확대됐다. 시중은행은 0.29%로 0.01%포인트 늘었는데, 이보다 확대 폭이 더 크다.

앞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4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체율 확대 우려에 대한 질문을 받고 "카카오뱅크는 담보대출이 50%를 넘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며 연체율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충당금을 확대하며 부실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인 대비에도 나서고 있다. 상반기 말 기준 각 은행별 대손충당금을 보면 토스뱅크가 150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케이뱅크가 1205억원, 카카오뱅크가 109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약 135%, 142%, 39% 각각 늘었다.

단 대손충당금을 고정이하여신 금액으로 나눈 비율인 대손충당금적립 비율이 낮아지고 있어 충당금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 시각이다. 6월 말 기준 대손충당금적립 비율을 보면 인터넷은행은 214.6%로 전년 동기 대비 81.8%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시중은행은 223.8%로 같은 기간 4%포인트 더 높아졌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담보대출 확대에 매달리면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소홀히 했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중저신용자 대출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당금 적립,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과 함께 담보대출을 확대해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가져가야 향후 중저신용자 대출에 따른 부실 우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비대면으로 담보대출을 이뤄지고 있어 더욱 집중을 받는 것 같은데, 비대면 대출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심사 과정이 시중은행보다 더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의 분위기라면 앞으로는 담보대출 취급이 더 깐깐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토스뱅크는 이달 전월세자금대출 출시를 시작으로 내년에는 주담대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담보대출 시장에 새롭게 뛰어드는 만큼 토스뱅크는 적극적으로 담보대출 확대에 나서야 하지만 시장 분위기에 따라 부담감도 커지는 상황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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