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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은행 대출 창구.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국내 5대 은행의 8월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대출이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달부터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취급 실태 현장 점검에 나선 가운데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는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3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8월 말 주담대 잔액은 514조9997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1122억원 늘었다. 전월에 1조4868억원 증가했는데, 이보다 증가 폭이 더 확대됐다. 증가 폭은 올해 들어 가장 크다.
특히 50년 만기 주담대로 수요가 몰리면서 잔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지난 1월 Sh수협은행이 은행권 중 가장 먼저 내놨으며 지난 7월 주요 시중은행에서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만기가 늘어나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할 경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한도가 늘어나기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여기에 은행들의 50년 만기 주담대 판매 중단·조건 강화 소식에 서둘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도 몰렸던 것으로 분석된다. 농협은행의 경우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 두 달 만에 2조원 규모의 한도가 다 소진돼 이달부터 한시적으로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주담대 증가에 따라 가계대출도 1조원 이상 늘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812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5912억원 증가했다.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지난 5월 증가세로 돌아선 후 4개월 연속 늘었다. 월별 가계대출 증가 폭은 5월 1431억원, 6월 6332억원, 7월 9755억원, 8월 1조5912억원으로 매달 확대되고 있다.
최근 주담대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가계대출 총 잔액은 5대 은행 취급액보다 훨씬 더 상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 4월 2조3000억원 늘어나며 증가 전환한 후 5월 4조2000억원, 6월 5조8000억원, 7월 6조원 등 매달 증가 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68조1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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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
가계대출이 급등하자 금융당국은 은행에 주담대 확대 경계령을 내린 상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일부터 은행권을 대상으로 가계대출 취급 현장 점검에 들어갔다. 현장 점검은 10월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또 금융당국이 50년 만기 주담대를 가계대출 증가 주범으로 꼽고 경고성 발언을 내놓자 은행들은 판매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거나 연령 제한 등 조건을 강화하며 취급 가능 고객을 제한하고 있다. 금융당국 요청에 따라 은행들은 50년 만기 주담대 DSR 산정 시 40년으로 간주해 계산하는 방안도 빠른 시일 내 도입할 예정이다. 이 경우 개인 차주가 받을 수 있는 전체 한도가 줄어들게 된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확대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말부터 주담대 취급 대상을 무주택 세대로 제한하기도 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확대에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만큼 기업대출 중심의 대출 확대 정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5대 은행의 8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747조4893억원으로 전월 대비 8조5974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증가 폭이 가장 크다.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