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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금융권에 따르면 9월부터 금융당국의 제재에 따라 어린이보험이 15세 이하까지만 어린이(자녀)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정된다.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30대 이상도 가입이 가능해 ‘어른이보험’이라고도 불렸던 어린이보험의 가입 연령이 개정된다. 업계는 20대부터 40대까지를 겨냥한 특화 보험 등 ‘제3의 보험’으로 불리는 신상품 개발에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9월부터 금융당국의 제재에 따라 어린이보험이 15세 이하까지만 어린이(자녀)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개정된다. 이에 기존 어린이보험 상품에 16세 이상의 소비자 가입이 불가하며 보험사들은 상품 개정을 통해 가입 연령을 낮추거나 상품 명칭에서 ‘어린이’를 삭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어린이에게 흔히 발생하지 않는 질병인 뇌졸중 등 성인 질병을 불필요하게 상품에 포함시키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보고 가입 연령 제한에 나섰다. 성인 질환 담보를 탑재함으로써 보험료 부담 확대 등 소비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서다. 앞서 일부 보험사는 보험에 관심이 적은 자녀세대 대신 부모가 가입하는 수요에 맞춰 가입 나이를 35세까지 올려 판매하기도 했다.
보험사로선 어린이보험에 대한 제재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가입 기간이 길고 해지율이 낮은 데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에서 수익성을 높이는데 유리해 대표적인 효자상품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인해 삼성화재·KB손보·현대해상·메리츠화재·DB손보 등 보험사들은 일제히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15세로 조정하는 한편 나이대별로 타깃을 나눈 특화 상품 준비에 나섰다.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어린이보험 대표주자 현대해상은 ‘굿앤굿 어린이종합보험Q’의 가입연령을 15세로 낮춘다. 아울러 20~30대를 대상으로한 ‘굿앤굿2030종합보험’을 출시해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대 질환(암·뇌·심장)의 핵심 보장 위주로 구성해 보험료를 낮춘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보험 2위인 메리츠화재는 9월 1일에 맞춰 20~40대 대상 맞춤형 보험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기존 판매했던 ‘내맘같은 어린이보험’ 상품은 가입 가능 연령을 15세까지로 변경한다.
DB손해보험은 지난 4월 가입연령을 기존 30세에서 35세로 늘렸던 ‘아이러브(I LOVE)플러스건강보험’의 가입연령을 15세로 내리기로 했다.
삼성화재는 태아부터 30세까지 가입이 가능해던 ‘마이 슈퍼스타’의 가입 연령을 태아~15세로 조정한 ‘뉴 마이 슈퍼스타’ 상품을 출시했다. 30대를 겨냥한 ‘내돈내삼’(내 돈으로 직접 가입하는 내 삼성화재 건강보험)도 판매하고 있다.
업계는 이후 어린이에 국한된 보험을 비롯해 20대나 30~40대를 대상으로 특화된 상품이 나오면 가입 가능한 상품군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담보의 구성이 다양해 폭넓은 보장을 누리는 것이 가능했던 기존 상품과는 다소 상이할 수 있어 일부 장점은 사라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해지율이 낮은 까닭에 기존 상품이 고객 충성도 등에서 이점이 많았지만 CSM을 부풀린다는 지적이나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잡음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라며 "보험사들이 연령대별로 타깃을 다르게 한 상품판매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