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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은 3배가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24%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은행권 당기순이익 및 대출채권 추이.(자료=은행연합회)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지난 15년간 국내 시중은행의 대출은 3배가 증가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24% 증가하는데 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같은 수익성 지표 역시 미국 등 해외 주요국 은행들의 절반 또는 그 이하 수준에 그쳤다. 국내 은행들이 금융시장의 안정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외부 충격에 대비한 충분한 자금, 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언이다.
박창옥 은행연합회 상무이사는 29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설명회에서 "골드만삭스 등 초대형 투자은행(IB)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서 철수한지 오래됐고, 한국씨티은행처럼 국내에서 상당한 사업을 펼치는 은행도 리테일 사업을 철수했다"며 "이러한 사례들은 국내 은행들이 상당히 돈을 벌고 있다는 외부 시각과 상반됐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산업은 경제 내 자금중개와 지급결제 기능을 담당하는 기간산업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금융시장의 안정과 국민 경제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은행의 본질적 역할이자 책무"라고 설명했다.
박 상무는 "은행이 이러한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외부 충격에 대비한 충분한 자금과 자본을 안정적으로 확보,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예금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주고 자본시장에서 투자를 원활히 끌어들일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은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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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은행들의 ROA, ROE는 주요국의 절반 또는 그 이하 수준이다. 사진은 국내 은행권 ROA 및 ROE 추이.(자료=은행연합회) |
문제는 우리나라 은행들의 수익성이 자산 및 자기자본 증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비교하면 은행의 대출자산은 2007년 989조원에서 2022년 2541조원으로 지난 15년간 2.5배 성장했다. 은행의 밑천인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봐도 작년 기준 256조9000억원으로 2007년(96조8000억원) 대비 2.6배 증가했다.
그러나 은행권 당기순이익은 이 기간 15조원에서 18조6000억원으로 24% 증가하는데 그쳤다. 여전히 수익성이 자산 및 자기자본 증가 폭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ROA(총자산이익률), ROE와 같은 수익성 지표는 주요국의 절반 또는 그 이하 수준이다.
국내 은행업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ROE 연평균 5.2%, ROA 0.4%로 미국(ROE 10.2%, ROA 1.5%), 캐나다(ROE 16.8%, ROA 1.1%), 싱가포르(ROE 10.8%, ROA 0.9%) 등 주요국보다 낮다.
박 상무는 "국내 은행들의 수익성이 나아지지 않는 가장 큰 변수는 순이자마진(NIM)과 대손충당금"이라며 "현재 15%에 불과한 비이자수익 역시 자산관리서비스 강화, 해외 진출 확대 등을 통해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이 수익성을 확대하는데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들이 많은데, 은행권의 수익성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봐줬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상무는 "국내 은행들이 자금력이 중시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거대 글로벌 은행에 견줄 만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능력을 높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 능력은 기업의 주식가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기업의 주식가치는 본질적으로 기업의 수익성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은행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해야 자본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자본조달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