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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인공지능(AI) 서버용 고용량·고사양 D램 제품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3분기 반도체 반등론이 힘을 잃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재고 자산도 늘어났다.
1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3년 7월 ICT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13개월째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역성장했다. 반도체 부진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6월 말 기준 DS부문(반도체) 재고자산은 33조6896억원이다. 올해 상반기(1∼6월)에만 4조6293억원의 재고가 늘었다. 반도체 산업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기 전인 지난 2021년 말(16조4551억원) 대비 두 배가 넘는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은 총 16조420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감산 효과의 본격화로 6개월간의 증가 폭은 작년 하반기(3조7860억원)보다 올 상반기(7555억원)에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의 재고를 합치면 50조1098억원 수준이다. 전체 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삼성전자가 작년 말 11.6%에서 올해 상반기 말 12.0%로, SK하이닉스가 15.1%에서 16.0%로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시장은 서버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지속됐다"며 "파운드리 수요 약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2023년은 메모리 업황의 하강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객사 재고 정상화와 구매 재개 시점에 따라 업황 반등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반도체 혹한기에도 양사는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R&D에 13조7779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상반기 R&D 규모 12조1779억원보다 13.1% 늘어난 규모다.
이어 삼성전자는 최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지분 일부를 매각해 3조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다가올 업턴(상승 국면)에 대비해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과거에도 반도체가 불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는 ‘초격차’ 전략을 구사해 왔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R&D 투자는 2조86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2조4075억원)보다는 감소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9.3%에서 16.8%로 높아졌다.
아울러 양사는 내년 차세대 D램으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량을 올해보다 2배 이상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이다.
올해 HBM 수요는 2억9000만기가바이트(GB)로 작년보다 60% 가까이 증가하고 내년에는 30% 더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