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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원도 짐 싼다…은행권 '젊은 직원' 희망퇴직 러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17 13:45

신한은행, 이번주 희망퇴직 신청 진행…1983년생 이전 출생 대상



은행권 "디지털 전환에 인력 감축 불가피…직원 수요도 맞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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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 노사는 희망퇴직 조건 등에 합의하고 이르면 이번 주말(영업일 기준)부터 내주 초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연합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은행들이 최근 수년 동안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30대 젊은 은행원들까지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은행원 축소에 나서야 하는 업권 변화에 더해 ‘인생 2막 설계’에 나선 직원 수요 등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 ‘30대’ 직원도 짐 싼다…신한은행, 하반기 희망퇴직 신청 진행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번주 말(영업일 기준)부터 내주 초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신한은행이 연초 희망퇴직과 별도로 하반기에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지난 2021년(상반기 224명·하반기 133명) 이후 2년 만이다. 대상은 부지점장 이하 모든 직급의 근속연수 15년 이상이며 1983년생 이전 출생 직원이다.

올해 생일이 지났다면 만 40세, 지나지 않은 경우 만 39세 직원까지 스스로 퇴직이 가능하다. 만 39세는 신한은행 역대 희망퇴직 대상 연령 기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1월 이뤄진 희망퇴직에서 최고 출생연도 조건이 1978년이었던 것과 비교해 불과 7개월 사이 대상 나이가 5년 어려졌다.

반면 이번 희망퇴직 대상에서 연령이 높은 ‘지점장’ 직급이 빠졌다. 지점장 직급까지 포함해 한해 두 차례 희망퇴직이 이뤄지면 대규모 연쇄 인사이동과 고객 응대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지점장 제외 희망퇴직’도 신한은행 역사상 처음이다.

최종적으로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될 경우, 연차와 직급에 따라 9~36개월 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고 이달 31일 은행을 떠나게 된다.

한편, 하나은행도 지난 6월 하반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만 15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 직원이 대상이며 6월 16일부터 20일까지 신청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60명이 7월 31자로 은행을 떠났다.

◇ 은행 ‘디지털 전환’ 바람…직원 ‘인생 2막 설계’ 수요 더해져

시중은행들이 만 39세, 40세인 젊은 직원까지 대상에 포함해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최근 디지털 전환에 따른 오프라인 점포 축소 등 은행원 수를 줄이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은행은 추세적으로 인원 감축과 동시에 조직의 활력을 위해 신입 사원도 뽑아야 한다. 이에 희망퇴직을 통해 정기적으로 기존 직원을 내보낼 수밖에 없다는 게 은행들의 입장이다.

사측의 필요도 있지만 직원들의 자발적 퇴직 수요도 커지는 추세다. 현실적으로 지점장(부장급)이나 부지점장(부부장급)으로 승진하기 전 임금피크 후 퇴직하는 직원이 상당수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이 호황일 때 좋은 퇴직 조건을 수용해 떠나자는 인식이 커진 것도 주요 배경으로 거론된다.

금융위원회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해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5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2개월 가량의 기간 내 5대은행에서 모두 2222명(KB국민 713·신한 388·하나 279·우리 349·NH농협 493)이 희망퇴직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에 시작된 희망퇴직 이후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희망퇴직 규모도 수 천명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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