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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그룹 내 핵심 자회사들과 경영 현안을 공유하며 하반기 실적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이 금융권을 향해 상생금융, 수출기업 지원 등을 거듭 요구하고 있고, 우리금융의 경우 타 금융지주사 대비 핵심 비은행 자회사가 없기 때문에 우리금융이 이익을 창출하는 것도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우리금융은 하반기 기업금융 강화, 중소기업 및 중견기업 지원을 비롯해 각 자회사들의 강점을 살려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할 수 있도록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회장은 지난달 31일 우리종합금융을 시작으로 우리자산운용,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금융저축은행 등 5개 자회사를 순차적으로 방문했다. 임 회장은 이 자리에서 상반기 실적을 리뷰하고, 하반기 영업추진계획을 공유하는 한편 실적 개선에 대한 의지를 다진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이 자회사들을 직접 방문한 것은 하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하겠다는 절박함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1조5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7% 감소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맏형인 우리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47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3% 줄었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자회사들의 실적도 부진했다. 우리카드는 작년 상반기보다 38.7% 급감한 819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우리금융캐피탈(713억원, 43.2%↓), 우리종합금융(122억원, 73.3%↓)도 부진했다.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금 등 우리금융의 핵심 비은행 계열사들이 여신성 자회사이다보니 충당금 부담도 상대적으로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 상반기 그룹 대손비용은 8178억원으로 1년 전보다 64.6% 늘었다. 그룹 전반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탓에 임 회장의 상반기 보수총액은 5억원을 넘지 못해 공시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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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
전반적으로 침체된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우리금융 내부적으로는 M&A를 두고 ‘급할 것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단순히 포트폴리오를 채우는 것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최적의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임 회장이 이번 자회사 방문을 통해 각 회사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둔 것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조치다. 특히 임 회장은 각 자회사에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리스크 관리, 상생금융 등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회장은 우리종합금융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업금융 강화, 기업 대상 종합솔루션 제공을 위해 은행과 적극적으로 협력해달라고 당부했으며, 우리금융캐피탈에는 자동차금융 본업경쟁력 강화를, 우리금융저축은행에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의 이러한 의지가 하반기 실적 반등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향해 가계부채 구조 개선, 수출금융 지원 등을 거듭 당부하고 있고,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계속되고 있어 그룹 전체적으로 이익을 끌어올리는 것도 녹록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이 부진한 상황에서 결국 기댈 수 있는 것은 이자이익인데, 최근 당국의 기조를 고려하면 이자이익을 많이 내는 게 정답인지는 의문"이라며 "(증권사, 보험사를) 인수하기 전까지는 다른 비은행 계열사들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급선무일 것"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