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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금융' 판결 앞둔 MG손보...인수자들 판도 변화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15 09:28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 선고에 '촉각'

매각 주도권 결정도 앞둬



원매자들 움직임에도 관심

교보생명, 최근 악사 인수 결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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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소송 1심 판결을 오는 17일로 앞두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MG손해보험이 재매각의 분수령으로 여겨지는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소송 1심 판결을 오는 17일로 앞두고 있다. 앞서 꾸준히 손해보험사 인수 의사를 타진해 온 금융권의 긴장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부실금융기관’ 판결 앞둔 MG손보…매각 주도권 누가 잡나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행정법원은 MG손보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취소 관련 본안소송 1심 판결 선고기일을 일주일 가량 미뤘다.

이번 선고기일 변경과 관련해 금융권과 법조계로부터 법원이 기록 검토 등에 있어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록을 자세히 검토해야 하거나 결과가 바뀔만한 사안이 있기에 연기됐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에 나오는 결과는 추후 MG손보의 매각 이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금보험공사와 JC파트너스가 각각 진행하던 매각절차가 이번 판결로 인해 하나의 트랙으로 좁혀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지난해 4월 MG손보는 금융위로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이에 MG손보는 금융위의 이 같은 결정이 새 회계제도(IFRS17) 실시 이전에 나온 판단으로, 부채가 과대평가 됐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다. 이 과정에서 예보 측이 정리절차에 나서겠다며 강제매각 절차를 시도하자 매각 주체자가 예보와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로 갈린 상황이다. 이번 결과상 부실금융기관을 벗어나지 못하면 매각 주도권은 예보가 가져가게 되며 반대의 경우 JC파트너스가 엑시트 기회를 갖게 된다.

앞서 업계로부터 MG손보가 이번에 부실금융기관 꼬리표를 떼는데 성공할 것이란 기대가 나왔지만 법원이 고심하는 태도를 취하자 매각측의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MG손보는 IFRS17 도입으로 자본건전성이 대폭 개선되며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났다. 적자 규모도 크게 줄어 지난해 574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이 9억원대로 감소했고, 보험계약마진(CSM) 평가액도 크게 늘었다.


◇ 매각 측 ‘새주인 찾기’ 잰걸음…인수자는 교보생명?


지난 10일 법원의 판단 연기로 재매각 시간표가 조금 밀려났으나 예보와 JC파트너스 모두 이번 결과에 맞춰 이달 중 재매각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느 쪽이 승소해도 항고가 유력해 매각에 속도를 내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예보 측은 승소 결과 확인 시 빠른 시일 내 재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달 중후반쯤 2차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JC파트너스 역시 엑시트 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수익 실현과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손보사 인수에 의사를 타진했던 원매자들 분위기 변화도 주목된다. 우선, MG손보로선 올초 1차 매각 당시와 비교해 상황이 개선됐다. 자본적정성이 좋아진데다 올초 대비 금융시장이 안정화 됐고, 보험사 인수 희망자가 많아진 점 등이 이번 매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른바 ‘큰 손’ 중에는 우리금융그룹과 교보생명이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후보자들이 나타낼 반응에도 시선이 모인다. 우리금융그룹은 타 금융지주와의 경쟁을 위해 비은행 자회사를 강화해야 하는 시기며 대주단으로 불리는 MG손보 채권단이기도 하다. 교보생명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손보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밝힌 상태인데, 카카오페이손해보험과 함께 악사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했다가 최근 이를 접은 상태다. 이들 잠재적 매수자들은 예보 주도로 매각이 진행될 시 시장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법인과 손해보험사업권을 가져갈 수 있게 된다.

우리금융은 최근 비은행 자회사 인수에 있어 증권사를 우선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발언을 한 가운데 교보생명은 악사손보의 인수 결렬로 카카오와도 결별하면서 MG손보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예보가 교보생명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기도한 만큼 당국과의 협력을 고려해 MG손보 인수에 적극성을 띌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악사손보 기업가치에 대한 매각측과의 시각차로 인수가 결렬된 것으로 안다. 시장에선 MG손보의 적정 가격을 악사손보 대비 저렴한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소송 결과가 나오면서 매각 주체가 결정되면 교보생명의 MG손보 인수 추진 여부도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는 MG손보가 이번에 부실금융기관 딱지를 떼더라도 시장에서 몸값을 얼마나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부실금융사 이미지가 있는데다 인수사 입장에서 재무적 변화가 생기기에 매각 주체에 따라 인수자들의 판도도 변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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