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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뱅 첫 흑자, 카뱅 최대실적'...성장하는 인뱅, 시중은행과 경쟁 가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15 09:28

토스뱅크, 대출재개 19개월만 10억 흑자

카카오뱅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



케이뱅크 금리 앞세우며 여수신 꾸준히 증가

인뱅으로 옮기는 이용자 변화…시중은행 차별화 고민

인터넷은행

▲(위부터)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토스뱅크가 대출 영업을 재개한 지 19개월 만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토스뱅크의 흑자 합류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의 본격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인터넷은행의 성장은 시중은행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금리 경쟁력과 모바일의 편안함 등을 내세우며 인터넷은행이 몸집을 불리고 있는 만큼 시중은행들도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 


◇ 토스뱅크 첫 흑자…카카오뱅크 반기 최대 실적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7월 말 기준 월간 처음으로 1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2021년 10월 출범했으나 대출총량제에 따라 출범 9일 만에 대출 영업을 중단했고 지난해 1월 재개했다. 토스뱅크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출범 22개월 만이며, 대출 영업을 재개한 지 19개월 만이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흑자 전환 속도와 비슷하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한 후 2019년 1분기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20개월 만이다. 카카오뱅크는 월 기준 흑자 전환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토스뱅크의 여수신 잔액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여신 잔액은 9조3000억원으로 10조원에 이르렀고, 수신 잔액은 22조원으로 20조원대 수준을 유지했다. 여신 잔액은 지난해 3월 말 2조6000억원에서 1년 새 4배 가까이 늘어 수익성을 견인했다.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의 비율인 예대율은 44%로 전년 동기(12.4%) 대비 4배 가까이 개선됐다.

토스뱅크는 지금의 기세를 이어 3분기에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현재의 현금흐름과 재무적 요소들을 고려할 때 큰 외부 변수가 없는 한 7월 흑자 전환이 3분기 분기 흑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도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인터넷은행의 성장을 주도했다. 카카오뱅크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8.5% 늘어난 1838억원, 영업이익은 52% 증가한 2482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반기 최대 성적을 냈다.

2분기 평균 MAU(월간 활성 이용자수)는 1700만명을 넘어서며 은행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여신 잔액은 약 33조9000억원으로, 전분기(29조3000억원) 대비 약 16% 늘었으며, 수신 잔액은 40조2000억원에서 43조6000억원으로 1조4000억원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2분기 순이익은 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으나, 충당금 적립 확대 영향이 컸다. 2분기 충당금은 603억원으로 전년 동기(298억원)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케이뱅크는 2017년 4월 출범한 후 2021년 2분기 처음 흑자를 내기 시작해 9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2분기 말 기준 수신 잔액은 17조3700억원, 여신 잔액은 12조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2%, 42.6% 각각 늘었다.

인터넷은행들은 기존과 다른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으면서 덩치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토스뱅크는 하루 복리로 이자를 주는 ‘지금 이자받기’ 서비스를 은행권 중 가장 먼저 출시했고 7월 말 기준 373만명 이용자가 총 2억4000만 회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예치 즉시 이자를 먼저 주는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출시 4개월 만에 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금리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은행권 최저 수준으로 제공하며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 2분기 기준 주담대 잔액은 약 5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조1000억원이 늘었다. 특히 대환대출을 이용하는 고객은 2분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약 3조5000억원) 중 약 60%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도 대환대출 비율이 상반기 아파트 담보대출 신규 취급액(약 1조4000억원) 중 약 절반(약 7000억원)을 차지했다.


◇ 이용 편리해 중장년층 고객도↑…시중은행 자극

인터넷은행의 성장은 시중은행에 자극이 되고 있다. 특히 금리에 쉽게 움직이는 MZ세대들이 주 고객층으로 부상할 수록 시중은행들도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장년층은 인터넷은행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선입견도 깨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에서 50대 이상 이용자 비중은 20%대까지 확대됐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억원 이상을 가진 만 50~65세 금융소비자(뉴시니어)는 ‘모바일앱 이용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과반 이상이 최근 1년 내 토스뱅크 등 빅테크·핀테크 기관과 신규 거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은 하반기에도 새로운 상품을 내놓으면서 포트폴리오를 강화한다. 토스뱅크는 하반기에 전월세자금대출, 토뱅·지방은행 공동대출을 출시한다. 카카오뱅크는 하반기 온라인 펀드 판매를 위한 준비에 들어갔으며, 케이뱅크도 오토론 등 신상품을 내놓는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비대면이란 강점을 살려 비용을 아끼면서 상품 개발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시중은행은 대면 영업의 특성상 그렇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금융소비자들이 인터넷은행을 찾는 이유가 있고 이같은 흐름을 시중은행들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중은행들도 시중은행이 가진 강점을 살려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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