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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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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전기차 경쟁…‘헤지펀드 명가’가 콕 찝은 관련주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9 09:52
전기차

▲충전 중인 전기차(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앞다퉈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한 헤지펀드가 중국과 일본 전기차 관련주들을 공매도 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쏠린다. 일본과 중국이 전기차 경쟁에서 한국 기업들에게 뒤쳐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 ‘헤지펀드 명가’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싱가포르 법인의 이재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곳곳에서 전기차 침투율이 커지고 있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한국 업체들이 일본에 비해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후발주자에 머물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싱가포르 법인은 일본 혼다와 닛산 주가 하락 베팅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헤지펀드는 한국 모회사와 함께 3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한다.

다만 도요타에 대해선 숏 스퀴즈(공매도 투자자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매수)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도요타는 공매도 대상이 아니라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현재 도요타 공매도 비중이 현재 3% 수준으로, 이는 1년래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가 지난 6월 전기차 관련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는 17% 가량 급등했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과 관련해 이 헤지펀드는 니오와 샤오펑에 소규모 숏 포지션을 이미 구축한 상태다. 그러나 이들 기업의 경쟁력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BYD, 테슬라 등으로부터 위협받고 있어 이 주식에 대해 추가 공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대표는 또 전반적인 중국 증시와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우리 펀드는 올해 상승 랠리가 있었을 때 주식을 처분했다"며 "정책입안자들이 둔화되는 경제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아직 없기 때문에 의미 있는 수준으로 중국 주식을 매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자동차 업체들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등에서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으며 "인상적인" 전기차 침투율과 신차 출시 등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헤지펀드는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대차 등의 지배구조 또한 개선되고 있어 주식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올 하반기 전기차 수요가 부진할 수 있다는 우려에 현대·기아차 주가가 하락할 때만 비중을 늘릴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싱가포르 법인은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엔비디아 주식을 사들이는 등 인공지능(AI) 베팅 타이밍이 적절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또 한국 전기차 배터리 관련주에 롱 포지션을 구축, 중국 경쟁업체에 숏 포지션을 구축한 것도 수익률에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나르시 창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횡보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매우 건강한 조정"이라며 향후에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 헤지펀드는 반도체 관련주에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유지하고 있지만 AI 열풍에 급등한 SK하이닉스 주가에 대해선 "조금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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