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박성준

mediapark@ekn.kr

박성준기자 기사모음




식어가는 中 경제, 디플레 우려 고조…‘일본식 장기침체’에 빠지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8 14:22
2023080801000444400020651

▲중국의 한 쇼핑몰(사진=신화/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7월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오는 9일,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를 발표한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중국의 7월 CPI와 PPI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4.0%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대응에 총력을 가하고 있는 미국, 유럽 등과 대조적이다.

중국의 CPI 상승률은 2021년 1∼2월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지만 이후 줄곧 플러스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2월에 1.0%를 기록한 뒤 3∼5월에 1% 미만을 보이다가 6월에 0%를 찍은 상태다.

PPI 상승률은 원자재 가격 하락 속에 지난해 10월부터 줄곧 마이너스다. 6월 상승률은 전년 동기대비 5.4% 하락, 2015년 12월(-5.9%) 이후 하락 속도가 가장 가팔랐다.

CPI와 PPI 상승률이 모두 마이너스로 나올 경우, 이는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올 한해 중국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0.8%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이후 최저다.

게다가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집계에 따르면 다른 물가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상으로는 올해 상반기 이미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0.62%)에 진입한 상태다.

블룸버그는 2020년 말과 2021년 초 C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돼지고기 가격 하락 때문이었던 반면, 지금은 미국·유럽 등으로의 수출 감소로 수출품 가격이 하락하고 부동산 경기 둔화로 임대료·가구·가전 가격도 내려가는 만큼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가 촉발한 가격 인하 경쟁으로 전기차 가격 역시 연초 대비 내려간 상태다.

블룸버그는 광범위한 상품 가격 하락이 장기간 이어지면 소비자들이 지출을 미루게 되고 이로 인해 경제활동이 더욱 위축된다면서, 이에 대응해 기업들이 다시 물건 가격을 낮추면 투자와 일자리가 줄어드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이 수십년간 겪었던 장기 침체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블룸버그는 현재 중국의 상황을 일본 사례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다면서 중국의 모든 물가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서비스·관광 부문 소비는 여전히 강력하고 교육·의료·오락 부문 서비스 비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CPI 상승률이 몇 달 더 내려가고,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저효과가 사라지고 수요가 회복되면서 다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7월 수출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또 다시 두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이날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7월 수출액은 2817억 6000만 달러(약 369조 70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14.5% 줄어들었다. 7월 수출 실적은 6월 실적은 물론 시장 전망치보다 낮았다.

수입도 2011억 6000만 달러(약 264조600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12.4% 감소했다. 7월 수입 증가율 역시 전달(-6.8%)과 전망치(-5.0%)를 모두 밑돌았다.

중국 경제를 떠받치는 삼두마차 중 하나인 수출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위드 코로나’ 원년인 올해 중국 정부가 설정한 ‘5.0% 안팎 성장’ 목표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