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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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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드노믹스’ 외친 바이든, 효과는?…‘연착륙 기대감’ vs ‘인플레 재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7 11:15

1조 달러 넘는 규모의 바이드노믹스…인프라 투자, 친환경·반도체 육성
기업들의 수요 확대, 공장 확장 등 효과…"연착륙 달성한다"
물가 낮추려는 연준의 의도와 반대…내년 금리 추가인상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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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UPI/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자 재선 슬로건인 ‘바이드노믹스’이 연착륙 기대감과 인플레이션 우려를 동시에 부추겨 해당 정책의 시의적설성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의 인프라 투자, 친환경·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1조 달러가 넘는 예산이 투입되면서 미국 경제는 지금까지 침체를 모면해왔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도 미국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9%대에서 3%대로 둔화됐고 실업률 또한 3.5%로 역대 낮은 수준을 이어가자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바이드노믹스는 이와 동시에 기업들의 수요를 촉진시키고 노동시장 과열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재발하는 발판이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각 시나리오의 지지론자들은 최근 발표된 고용 보고서를 통해 자신들의 견해를 지지했다"며 "지난달 일자리 증가수는 견고한 수준이 유지되면서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희망이 커졌지만 임금 상승률 또한 높아져 인플레이션 공포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고용은 18만 7000명 증가해 시장이 예상한 20만명 증가를 밑돌았다. 그러나 실업률은 3.5%로 전달의 3.6%에서 하락하고, 임금 상승률도 4.36% 수준으로 전월의 4.35%와 시장 예상치 4.2%를 웃돌았다.

블룸버그는 현재 미국 기업들이 바이드노믹스 정책으로부터 수혜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다국적 기업인 다우의 짐 피터링 최고경영자(CEO)는 "통신 및 고전압 송전을 위한 와이어 및 케이블과 같은 분야에서는 이미 매우 강한 수요를 목격하고 있다"며 "수요가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드, 인텔 등 미국 거대 기업들 또한 친환경 및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미국 정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으면서 공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기업들의 공장 건설에 대한 지출이 지난 1년 동안 거의 두 배로 증가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건설산업협회(ABC)의 아니르반 바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정부의 세금공제 혜택을 얻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며 이로 인해 민간투자 또한 활발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엘렌 젠트너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의 공장 확충, 인프라 투자 증대 등을 지목하면서 올해 미국 GDP 성장률을 0.7%포인트 상향한 1.3%로 제시했다. 보고서는 2021년 통과된 미국의 인프라 투자 법안이 "대규모 프로젝트의 붐을 일으키고 있다"며 연착륙 전망을 재확인했다.

또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일환으로 지구온난화 대응 관련 보조금·세제 혜택 규모가 향후 10년간 1조 2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공격적인 신용긴축 영향이 경제에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바이드노믹스가 충격 상쇄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타이밍이 매우 좋다"며 바이드노믹스가 향후 1년간 예상되는 1%의 경제성장 중 0.4%포인트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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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바이드노믹스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사진=AFP/연합)

그러나 바이드노믹스가 성장을 둔화시키고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려는 연준의 의도와 서로 상충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에 내년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르네상스 매크로리서치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의 강한 성장은 향후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견조한 미국 경제와 노동시장으로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이미 줄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도 "올해로 예측된 경기침체가 없어진 게 아니고 미뤄지고 연준이 결국 기준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면 바이드노믹스가 (그 상황을 불러온) 원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바수 이코노미스트는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부족해 비용과 인플레이션은 높은 수준에 있다"며 이 때문에 건설 프로젝트들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건설 근로자들의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0.9%를 기록했다.

한편, 바이드노믹스 등 영향으로 미국 경제가 탄탄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증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칼리지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한 유권자는 4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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