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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신용 악재에 이때다? 뉴욕증시 ‘팔자’…AMD·솔라에지테크놀로지스 등 주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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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로고가 스마트폰 화면 위에 비친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미국 국가신용등급 이슈를 재료로 모두 하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48.16p(0.98%) 내린 3만 5282.52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3.34p(1.38%) 하락한 4513.39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10.47p(2.17%) 밀린 1만 3973.45로 마쳤다.

기업들 실적 발표가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기업 82%가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내놨다.

이런 소식은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를 높여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S&P500지수 내 필수소비재와 헬스 관련주를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기술과 통신 관련주가 2% 이상 내려 약세를 주도했다.

반도체 기업 AMD 주가는 7% 이상 하락했다. 실적이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매출이 크게 하락하는 등 PC 시장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소식에 영향 받았다.

스타벅스 주가는 동일점도 매출 전망치가 기대를 밑돌면서 0.9%가량 상승하는 데 그쳤다.

CVS헬스는 예상치를 웃돈 실적 발표에 주가가 3% 이상 올랐다. 솔라에지 테크놀로지 주가는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소식에 18% 이상 하락했다.

제약사 머크앤코 주가는 손실 전환됐다는 소식에도 0.4% 올랐다. 크래프트하인즈 주가는 매출이 기대를 밑돌았다는 소식에도 1% 이상 올랐다.

이날 시장에는 전날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에서 내렸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몇 달 강세를 보인 시장은 이번 이슈를 차익실현 빌미로 삼는 모습이다.

피치는 지난 5월 미국 등급 전망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지정한 후 3개월 만에 국가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내렸다.

미국 주요 신평사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과거에는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해 미국 증시가 폭락한 바 있다.

피치는 보고서에서 "향후 3년간 예상되는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채무 부담 증가, 거버넌스의 악화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특히 부채한도 이슈에 대한 미국 정치권 ‘벼랑 끝 전술’도 이번 등급 평가에 반영했다고 전했다.

등급 강등 조치에도 미국 국채 시장은 예상보다 잠잠한 모습이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5bp가량 오른 4.08% 근방에서, 2년물 국채금리는 2bp가량 떨어진 4.89% 근방에서 거래됐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과거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던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에는 부채한도 협상이 결렬될 위험에 주가는 8월 초부터 하루에도 4% 이상 하락했다. 실제 등급이 강등된 8월 7일 다음날 주가는 6% 이상 폭락했다. 2011년 8월 한 달간 S&P500지수는 최대 15% 폭락했었다.

전문가들도 이번 강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예상했다.

미국이 신용등급이 떨어졌다고 해서 미국 국채에 대한 투자 가치가 하락했다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피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자의적이며 오래된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장은 이날 발표된 민간 고용 지표에도 주목했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7월 민간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32만 4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달 45만 5000명보다는 줄었으나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문가 예상치인 17만 5000명을 큰 폭 웃돌았다.

7월 임금 상승률은 전년 대비 6.2%를 기록해 전월 6.4%보다 둔화했다.

시장에서는 다음날 나올 노동부 고용보고서를 주시하고 있다. 고용이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경우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도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골디락스 시나리오를 망칠 악재가 없다면 주가는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에번스 메이 웰스의 브룩 메이 매니징 파트너는 CNBC에 "(등급 강등은) 실망스럽지만, 단기적으로 경제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워싱턴 정가에 대한 경고"라고 평가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모나 마하잔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피치의 강등을 이익실현의 근거로 사용할 수 있지만, 이는 강한 상승 뒤에 시장 주기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부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이번 사태는 미국 경제나 시장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을 바꾸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바클레이즈의 에마뉘엘 카우 전략가는 "연착륙이 빠르게 시장의 컨센서스가 되고 있으며, 주가는 강한 랠리 이후 숨 고르기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디락스를 바꿀 부정적 촉매제가 없다면 우리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 마감 시점에 연준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82.5%, 0.25%p 인상 가능성은 17.5%로 전날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16p(15.51%) 오른 16.0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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