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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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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석유' 리튬에 열 올리는 美 엑손모빌…SK온·삼성SDI 등에 납품 가능성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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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로고(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사업에 본격 뛰어든 미국 석유공룡 엑손 모빌이 주요 기업들에게 리튬을 납품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엑손 모빌이 테슬라, 포드, 폭스바겐 등을 포함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에게 리튬을 공급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또 엑손 모빌이 배터리 제조업체 삼성SDI, SK온와도 이와 비슷한 논의를 가졌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엑손 모빌, SK온, 폭스바겐은 관련 질의에 응답을 거부했으며 테슬라, 포드, 삼성SDI는 답변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러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며 엑손 모빌 또한 리튬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아직 내놓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주요 업체들과의 납품 논의는 엑손 모빌이 리튬 사업에 얼마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엑손 모빌이 연간 7만 5000∼10만톤의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아칸소주 매그놀리아 인근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엑손 모빌은 또 지난 5월 아칸소주 남부에 위치한 12만 에이커(약 485.6㎢) 규모의 리튬 매장지를 갈바닉에너지로부터 1억달러 이상에 매입하기도 했다. 이곳에는 400만톤의 탄산화리튬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약 5000만대의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엑손 모빌은 또 리튬 채굴을 위해 요구되는 기술이 그동안 석유·천연가스 사업을 통해 확보한 전문성과 부합하다는 입장이다. 대런 우즈 엑손 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염수와 리튬 추출은 우리가 정유시설 등에서 하고 있는 일과 매우 일치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엑손 모빌이 아칸소주에서 리튬을 생산하는 것과 관련해 세계 최대 리튬 업체인 앨버말과 협력하거나 단독으로 진행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석유업계에서는 전기차 대중화로 내연기관차 시대의 종말이 사실상 예고되자 ‘하얀 석유’라 불리는 리튬 채굴을 통해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또다른 미국 석유공룡인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CEO는 지난달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리튬을 생산하기 위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석유·가스 생산 경험이 풍부한 셰브론과 같은 기업들이 보유한 핵심 능력이 리튬 채굴에 적합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밖에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SLB 등 주요 석유 기업들도 리튬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처럼 주요 기업들이 리튬 채굴에 열을 올리는 배경엔 전기차 대중화로 리튬을 포함한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구성 요소로, 배터리 원가의 40%를 차지한다.

컨설팅업체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MI)에 따르면 급증하는 전치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60곳 가량의 리튬 광산이 전 세계에서 새로 개발돼야 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2030년에 요구되는 리튬의 량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채굴됐던 규모를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에너지 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엑손 모빌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78억 8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178억 5000만 달러) 대비 56%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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