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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83형 OLED 4K TV 이미지. |
[에너지경제신문 여이레 기자] 삼성전자가 중국 BOE와의 패널 특허 분쟁에 맞서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동맹’을 강화하고 나섰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83형에 이어 77형까지 동맹전선을 확대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고객사 확보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삼성디스플레이는 BOE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특허인) ‘다이아몬트 픽셀’을 침해한 부품·패널을 사용하지 않게 해 달라"는 내용으로 미국 부품 도매 업체 17곳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그러자 BOE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중국법인, 현지 주요 파트너사들을 상대로 특허 침해 혐의로 제소하고 나섰다. 업계는 이번 BOE의 소송이 작년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ITC에 소송을 제기한 데 대한 보복 조치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지난 27일 삼성전자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경쟁업체와의 특허 침해 소송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면서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BOE와의 거래를 줄이고 나섰다. BOE 전체 매출에서 삼성전자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0~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83형 OLED 4K TV에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 패널을 탑재하며 LG디스플레이와의 ‘OLED 동맹’을 현실화했다. 현재 83인치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단독으로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은 공식 홈페이지와 현지 소매점을 통해 OLED 83형 4K TV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다음 달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주요국에도 83형 OLED TV를 선보인다.
또 삼성전자는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OLED TV 77형에 대한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 적합등록을 마쳤다. 해당 제품에도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83형 외 77형 공급도 논의해왔다.
삼성전자와의 ‘OLED 동맹’은 LG디스플레이에도 긍정적이다. 대형 OLED 패널 공급 확대는 LG디스플레이의 흑자전환의 엔진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소니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대형 고객사를 확보해 대형 OLED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 효과를 누리며 LG디스플레이의 내년 W-OLED 공장 가동률이 6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 8세대 W-OLED 생산라인에서 77, 83인치 초대형 패널 생산의 경우 기존 55, 65인치 패널 대비 생산량이 2.5배 많기 때문에 150만대(금액 기준 약 2조원)의 공급량을 55, 65인치로 환산하면 375만대의 생산 효과가 발생한다"며 "기존 고객사들의 공급량 600만대와 LG디스플레이의 W-OLED 생산능력 900만대를 고려하면 내년 W-OLED 라인은 풀가동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돼 대형 OLED 사업의 흑자전환 가시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업계는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와 BOE의 소송전이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계가 글로벌 주도권을 찾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승소할 경우 BOE는 새 기술을 개발하거나 삼성의 특허 기술을 구매해야만 한다. 패소하더라도 삼성디스플레이는 향후 ‘특허 보호’에 대한 명분이 생긴다.
gore@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