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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너레이션 이미지. |
# 코스튬, 바이크(탈 것), 레어 카드첩까지 얻을 수 있는 혜자(?)로운 이벤트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게임에 복귀했다. 코인을 많이 넣을 수록 표시된 보상 획득 확률이 99%까지 올라간다고 하니 시간과 돈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이제와서 셋 중 하나만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알았다면 과금은 3분의 1로 줄었을텐데. 언제부턴가 슬그머니 이벤트 페이지의 확률 표시도 사라진 것을 안 유저들은 과금하게 만들려고 일부러 미리 알리지 않은 거냐며 게시판에 항의글을 쏟아냈다.
게임 좀 해본 사람이라면 황당하다고 느낄 만한 이 사례들은 모두 최근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너레이션(라그X)’에서 벌어진 일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라그X에서는 지난달 28일 장비 등 아이템을 얻는 뽑기 머신의 결과가 유저들에게 고지된 확률과 다르게 나타나는 오류가 발생했다. 게임에 아직 등장하지 않아야 하는 상위 레벨의 아이템이 높은 확률로 쏟아진 것이다. 오류임을 재빨리 인지한 유저들은 발 빠르게 상위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었고, 그렇지 못한 유저들은 게임사의 답변만 기다리다 기회를 놓치게 됐다.
라그X의 확률 관련 논란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15일부터 29일까지 진행한 ‘밤 하늘의 소원’ 이벤트의 경우 보상 획득 확률이 잘못 표기돼 이용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이벤트 페이지 보상 아이템 하단의 확률 표시만 믿고 시간과 돈을 들인 유저들은 획득과 상관없는 표기라는 답변에 황당했다. 또 세가지 보상 중 한 가지만 획득할 수 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됐다.
라그X는 그라비티의 대표 지식재산권(IP) ‘라그나로크’의 서비스 20주년을 기념해 그라비티가 올해 초 발표한 트릴로지의 마지막 타이틀이다. 출시 초반 국내외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던 이 게임은 최근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불과 한달 새 일간활성 이용자수(DAU)가 절반 가까이 빠졌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라그X의 DAU는 지난달 15일 1만1046명을 기록했지만, 지난 25일 기준으로는 6856명을 기록했다.
아이템 확률 관련 문제가 잇달아 발생하자 라그X 일부 유저들은 "확률 표시를 잘못해 과금을 유도해놓고 실수였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참다 못한 한 이용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 게임의 확률성 도박 관련 및 버그 사용 유저 방치를 조사해달라"며 글을 올리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게임사가 잘못된 정보 제공으로 이용자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오류에 대한 의도적인 침묵으로 과금을 유도하면 사기행위로 볼 수 있다는 판례가 있다. 라그X의 뽑기 오류 사태와 유사한 사안에서 판례는 "이용자들의 아이템 구매 선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스킬 간 우열 관계에 관하여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데 대한 이용자 손해를 인정한다"고 했다.(2018가단234942) 또 다른 판례는 게임 이용자들이 특정 아이템 획득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한 경우 "이용자들의 사행심리 내지 매몰 비용에 대한 집착 등을 유도·자극·방치한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기망행위(사람에게 착오를 일으키는 행위)"라고 판단했다.(2021나71106)
한편 이용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라그X는 공지를 통해 "최근 소원 빌기 이벤트, 뽑기 머신, 그리고 샤이닝 스타즈 이벤트까지 정보 게시 누락과 이벤트 버그 등 문제가 존재했다"며 "앞으로 대외 이벤트 상세 규정의 정확성을 전면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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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그나로크X DAU 추이. 출처=모바일인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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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기 머신 오류 당시 확률(위)과 이후 라그나로크X가 공지사항을 통해 공개한 확률. 사진=인터넷 게임 커뮤니티·라그나로크X 네이버 게임라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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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의 소원’ 이벤트 공지 내용. |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