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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금주

kjuit@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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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이 아내 치마폭에 쓴 편지, 내달 공개될 ‘하피첩’에 무엇 담겼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2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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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에서 공개될 다산 정약용의 하피첩.국립민속박물관

조선 후기 대표 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하피첩’ 원본이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공개를 앞두고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내달 1일부터 13일까지 2주간 국립민속박물관 파주관 수장고에서 선보일 하피첩은 정약용이 전남 강진에서 유배 생활 중에 쓴 서책이다.

당시 정약용의 아내는 1810년에 남편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자신이 결혼식 때 입었던 예복인 붉은 치마(하피)를 남편에게 보냈다.

정약용은 떨어져 있는 아내와 자식을 생각하며 이 치마에 글을 썼고, 지금의 하피첩이 됐다.

정약용은 1801년(순조 1년) 천주교 박해 사건 신유박해로 일가 친인척이 폐족의 신세에 처해지며 18년 가까이 유배생활을 했다.

하피첩은 정약용이 어려운 상황 속에 남긴 책으로서도 가치가 높지만 자녀와 아내 등 가족을 향한 애틋한 사랑이 담겨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이 책에 정약용은 두 아들에게 세상에 나가 처신하는 방법, 학문하는 자세, 효도하는 법 등 인생 조언을 남겼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편지로나마 채워주려는 정약용의 절절한 노력과 애정이 담겨 있다.

특히 직접 지은 ‘쓰러진 나무에 싹이 나고’를 통해서는 비록 화를 당한 가문의 자손이지만 실망하지 말고 몸과 마음을 닦으라는 내용으로 용기를 북돋았다.

하피첩은 처음 총 4첩으로 만들어졌지만 자연재해 및 전쟁 등을 겪으며 현재는 3첩만 전해진다.

한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하피첩은 수십 년이 흘러 2006년 KBS 1TV 프로그램 ‘진품명품’을 통해 세상에 드러났고, 2010년 국가 보물로 지정된 뒤 2015년 국가에 귀속됐다.


권금주 기자 kjuit@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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