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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株 '울상'… 호재에서 악재로 바뀐 '중국'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27 15:51

'WISE 화장품 지수' 6개월 간 18%↓...리오프닝 수혜 無

아모레퍼시픽 어닝쇼크, LG생건도 영업이익 27% 감소

중국 경기 침체, 소비성향 변화로 韓 상품 인기 하락

금투업계 "중국 외 시장 영역 확대"...2분기 바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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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아모레퍼시픽이 출시한 맞춤형 화장품 브랜드 ‘톤워크’ 파운데이션 제품. 사진=아모레퍼시픽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리오프닝 기대주’로 꼽히던 화장품 관련주는 지난 상반기 긴 침체기를 보냈다.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경기 침체, 소비성향 변화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올 하반기 이후 중국 경기 부양책, 중국 외 국가 매출 확대 등에 힘입어 업황이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화장품 업종의 주가는 연초 기대와 달리 부진을 면치 못했다. 화장품 관련 기업을 모아놓은 에프앤가이드의 ‘WISE 화장품 지수’는 26일 기준 최근 6개월간 17.50%, 1개월간 8.5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코로나19 팬더믹 사태 종식으로 글로벌 최대 시장 중국의 빗장이 풀리며 국내 화장품 산업 호황이 예상됐지만, 주가 흐름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금투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25.4% 감소했으며,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우선 리오프닝 이후 중국 실물 경기가 예상치를 하회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6월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로 집계, 3개월 연속 50을 밑돌아 경기 수축 국면이 계속됐다. PMI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각각 의미한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실질 소비심리도 위축돼 한국 화장품 구매량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중국 내 화장품 소비성향도 크게 변했다. 최근 중국의 Z세대들을 중심으로 애국주의 소비성향이 커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그 때문에 자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커지며 수입 화장품 수입액이 감소하고 있다. 한국산 화장품만이 아니라 미국·일본산 화장품 수입액 역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 중국 내 커지는 반한 감정 역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산 화장품 브랜드는 중저가·기초 화장품 분야에 강세를 보여왔다. 그런데 최근 중국 내에서는 진한 색조 화장이 유행하고 있고, 중국산 화장품의 품질도 많이 올라오면서 한국산 화장품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전날 발표된 아모레퍼시픽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9454억원, 영업이익 59억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해외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이 32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중국 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으나 대부분 구형 화장품 재고 처분으로,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LG생활건강 역시 2분기 영업이익이 157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7.1% 감소했다. 매출액은 1조8077억원으로 집계돼 3.0% 줄었다.

다만 금투업계에서는 국내 화장품 업황이 2분기 바닥을 다지고 이후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의 주가는 각각 14.04%, 12.80% 급등했다. 화장품 업종 62곳이 전일 대비 평균 9.35% 오르는 등 투자자들이 몰리는 모습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경기 부양책을 곧 본격적으로 내놓고, 한국 정부도 중국 측과 ‘화장품 안전성 평가 지원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협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중국 외 시장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일례로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고성장세가 이어지며 전년 대비 매출이 105%, 영업이익이 123% 증가했다.

김혜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비중국 매출 고성장이 나타나고 있음에도 중국 관련 매출이 우려보다 괜찮았다"며 "새로운 분기 시작과 일회성 비용 소멸 등을 고려하면 2분기 실적은 바닥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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