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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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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2%p로 벌어졌는데…美 연준, 9월에도 금리 인상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27 11:09
USA-ECONOMY/FED

▲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 예상대로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인상한 가운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도 또 한차례의 금리인상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연준의 이번 정책 금리 인상으로 한국과의 금리차가 더 벌어졌지만 연준은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두고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비쳐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5.25~5.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2년만 최고 수준이다. 이로써 한국(기준금리 3.50%)과 미국 금리 역전폭은 최대 2.00%포인트로 사상 최대치를 또 다시 경신했다.

그러나 FOMC 성명에는 직전과 비교했을 때 큰 변화가 없었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또한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과 동결 가능성을 모두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9월에도 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동결할 가능성 또한 열려있다"고 말했다.

투자은행과 시장에서는 이날 인상이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사실상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올해 추가 인상 가능성을 36%로 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역설적으로 이번 FOMC는 금리인상 사이클 중 가장 확실하면서도 불확실한 회의였다"며 "6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격히 둔화되는 등 최근 데이터를 봤을 때 금리인상 사이클이 정점을 찍은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향후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재발될 징후가 보이기 시작하면 인상기가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며 신중론을 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현지 정보 보고서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웰스파고 또한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월스트리트너절(WSJ)은 투자자들은 연준의 ‘포커페이스’를 읽고 있다고 이날 보도하기도 했다. 금리가 인상될 이유가 없을 것으로 결국 드러나게 되지만 현 상황에서는 정책 입안자들이 그렇게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마도 끝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9월 추가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기울이고 있다.

산탠더 캐피털 마켓의 스티븐 스탠리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금리를 최소 한 차례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기본 선택지일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타이밍은 데이터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아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성명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대다수 위원들이 또 한차례의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미 CNN방송도 연준이 성명서를 통해 여전히 인플레이션 위험을 주시한다고 밝힌 만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고 평가했다.

주요 변수로는 내달 말 예정된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파월 의장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다. 블룸버그통신은 "파월 의장은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연준의 견해를 명확히 전달할 기회를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파월 의장은 지난해 잭슨홀 당시 "물가 안정을 회복하기 위해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을 유지해야 할 것 같다"는 매파적인 발언을 통해 금리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한편, 한미 금리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을 또다시 경신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박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외환이 유출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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