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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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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말, 빚내서라도 탄다”…2차전지 뜨자 '빚투' 20조 육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26 15:10

신용거래융자 잔고 19조9408억원 집계

4월 20조원 돌파 이후 3개월 만 최고치



2차전지 쏠림 현상에 개인 투자자 몰려

“최근 지수 변동성 높아…투자 주의 必”

빚투

▲2차전지 투자 열풍에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가 다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에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2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2차전지 투자 광풍이 불면서 개인들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2차전지주 강세에 빚을 내서라도 매수하겠다는 이들이 늘어난 건데 전문가들은 과도한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 신용거래융자 19조9400억원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9조9408억원으로 2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어났다. 지난 4월26일 20조856억원을 기록한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규모를 뜻한다.

지난 4월 말 20조원을 돌파했던 신용융자잔고는 당시 불거진 무더기 하한가 사태 이후 18조원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최근 2차전지주가 강세를 띠면서 다시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13일 18조9355억원이던 잔고는 빠른 속도로 19조원대로 올라서더니 지난 24일 19조9408억원으로 한 달여만에 1조원 넘게 증가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의 신용거래융자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9조8846억원이, 코스닥시장에 10조562억원이 몰렸다. 올해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0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4월 말 이후 3개월 만이다.

신용융자 잔고가 20조원 수준까지 오른 데는 국내 증시에서 2차전지주 쏠림 현상이 심화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2차전지 대장주로 불리는 에코프로는 지난 17일 주가가 상장 이후 처음으로 100만원을 돌파하더니 이날 장중 주가가 153만9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최고가를 또 한 번 경신했다. 주가는 연초 대비 1180% 넘게 상승했으며 이달에만 76.3%가 올랐다.

에코프로의 상승세에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에코프로그룹주도 덩달아 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에코프로그룹주 시가총액은 총 82조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시가총액과 맞먹는 수준이다.


◇ 변동성 장세 가능성에 경고 목소리


최근 포스코그룹도 2차전지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이달 들어 포스코홀딩스(62.7%), 포스코퓨처엠(64.7%), 포스코인터내셔널(123.1%) 등은 2차전지 수혜주로 꼽히면서 주가가 강세다.

신용융자 잔고는 곧 빚투를 의미하기 때문에 잔고가 20조원에 치닫게 될수록 빚투 확산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면 지수는 하락하는 양상이라 반대매매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어 빚투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나는 데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매가 활성화되면서 이들의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니즈가 커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최근 급등락 흐름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에 지수의 변동성이 클 때는 신규 투자보다는 좀 더 시장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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